2년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의 현장 예배가 제한되면서 소그룹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회 안에 꼭 필요한 거룩한 교제가 소그룹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에서 만난 이상화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대표는 소그룹이 초대교회부터 이어진 기독교의 중요한 전통이라고 말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전에서 예배한 동시에 성도의 집에서도 모였습니다. 대그룹 형태의 예배와 소그룹 형태의 말씀 연구 및 교제가 함께 이루어진 것입니다. 성경은 그 결과를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고 표현했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이 소그룹을 ‘구역’ ‘사랑방’ ‘다락방’ ‘순’ ‘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면서 모이기에 힘썼다. 소그룹의 효과는 지난해 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19세 이상 교회 출석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교회 중직자(46.8%)보다 소그룹 리더(59.8%)들의 신앙 수준이 더 높았으며,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64.4%)보다 정기적으로 참여한 사람(84.2%)이 교회에서 영적으로 성장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목사는 교회 안에서 소그룹이 역동적으로 기능하려면 먼저 성도들과 함께 소그룹의 중요성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그룹을 인도하는 리더들에게 아이스 브레이킹하는 방법, 소그룹 장소를 정하는 방법, 구성원들에게 적당한 역할을 분담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알려주는 것도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닫힌 질문’이 아닌 서로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열린 질문’으로 구성된 친근한 교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예수님이 갈릴리 호수에서 무엇을 가지고 5000명을 먹이셨습니까’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셨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같은 질문이 성도들의 속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다. 이 목사는 “소그룹은 학위를 따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삶을 나누는 것이 목표”라며 “소그룹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다가 응답을 한 번이라도 받은 이들은 소그룹을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을 통해 ‘소그룹 나눔지’ 등을 한국교회와 공유해온 이 목사는 지난해에는 ‘건강한 교회성장을 위한 소그룹 리더십’(소그룹하우스)을 출간해 소그룹 리더를 키워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책 출간 3개월 만에 개정증보판이 나왔고 지난달에 소그룹 관련 강의 요청만 30건이 넘게 들어온 것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그동안 소그룹 운영에 대한 갈급함이 컸다는 것을 알았다”며 “코로나 팬데믹에도 성장하는 교회는 소그룹이 살아있는 교회라고 확신한다. 소그룹은 교회 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본질이기에 이를 통해 한 영혼이 살아나고 교회가 살아나는 역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