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전속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 전환을 예고했다.
안호상(사진)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2022 세종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시장과 극장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지만, 세종문화회관은 대관 중심으로 운영돼 대표 콘텐츠가 없다”면서 “이제부터 ‘공간’에서 ‘콘텐츠’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인 세종문화회관은 연극, 뮤지컬, 무용, 오페라, 국악관현악, 합창 등 6개의 전문예술단체와 3개의 청소년 단체를 거느리고 있다. 조직원 450여명(정직원 기준) 가운데 50%가 예술단원 및 지원인력이며, 연간 예산 580여억원(2021년 기준) 가운데 42%가 예술단 몫이다. 하지만 이들 예술단의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며 관객 역시 연간 누적 관객의 12~13%에 그치고 있다.
안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은 국립극장이나 예술의전당보다 훨씬 복잡한 조직으로 해외에서도 비교할 만한 사례가 없다”면서도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원 및 단원들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세종문화회관에 부임한 안 사장은 국내 공연계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극장 전문가다. 예술의전당 국장과 국립극장장을 역임하며 두 극장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특히 국립극장에서 전속단체 중심의 제작극장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며 우수한 레퍼토리를 다수 만들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선 전속 예술단 제작공연 중심으로 ‘세종봄시즌’과 ‘세종가을·겨울 시즌’을 구성하고, 여름에는 동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컨템포러리시즌 ‘싱크 넥스트’(Sync Next)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