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시 거리에서, 시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만나 뵙겠다”면서 “날은 춥지만 봄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이후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찬바람 부는 어제(20일) 아침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안중근 의사와 같은 순흥 안씨다. 이어 “안중근 의사께서는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에 이미 인류 보편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신 선구자였다”며 “안 의사께서는 과거와 싸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싸운 분이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 분열이 심화되고 국민 통합이 절실한 이때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싸운 안 의사의 큰 뜻을 기리면서 국민 통합을 이룰 적임자는 안철수임을 강조하려는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선대위 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국민의힘이 수용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신뢰와 진정성의 시간은 지나간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어 “안 후보의 완주와 당선을 위해 선대위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만약 그런 (단일화 수용) 제안이 온다면 선대위에서 논의해봐야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는 22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찾는다. 안 후보의 PK 방문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유일한 PK(부산) 출신 대선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지만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를 돕고 있는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시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한다”며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두 후보의 생각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은 국가 비전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 보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국가 어젠다를 바꿔야 한다는 게 안 후보 생각”이라며 “이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공감대를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비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단일화 방식은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 전 위원장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도 나섰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