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무보수로 SKT 회장 겸직… AI사업·디지털 혁신 전폭 지원한다

입력 2022-02-22 04:06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을 맡아 인공지능(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전폭 지원한다. SK그룹은 21일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등기 이사인 만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경영진과 이사회가 미래 먹거리인 AI 사업,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해 사전 숙고 과정에서 SK텔레콤 사외이사 등의 이사회 구성원을 만나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일상적 경영활동은 유영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현재 경영진이 담당한다. 주요 의사결정은 김용학 의장 등이 이끄는 이사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재계에선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회장직을 맡으면 ‘글로벌 AI 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방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본다. SK텔레콤이 AI 혁신에 성공하면 SK그룹의 ICT 사업 전반에서 속도감 있는 혁신이 가능하다고 관측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초에 열린 CES 2022에서 SK하이닉스, SK스퀘어와 함께 ‘SK ICT 연합’을 꾸리고 디지털 혁신을 선언했다. 국내 최초 AI 반도체인 ‘사피온’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도모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이날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기업으로의 혁신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10년 전에 최 회장 주도로 SK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계열사들도 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최 회장이 가진 비전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한 추진력으로 SK텔레콤 역량을 모아 실제 혁신을 이뤄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배구조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는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진을 지원한다.

양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