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겨울 가뭄에 마늘·양파 말라 죽어

입력 2022-02-22 04:07
지난해 12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경북도내 강수량은 평균 0.05㎜에 그쳤다. 이는 예년 겨울철 평균 강수량 20.9㎜에 견줘보면 4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진은 말라 죽은 양파. 경북도 제공

경북도내 겨울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에는 지난해 12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도내 강수량은 평균 0.05㎜에 그쳤다. 이는 예년 겨울철 평균 강수량 20.9㎜에 견줘보면 4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때문에 마늘과 양파 주산지인 영천, 의성, 고령, 김천 등에서는 올 겨울에 비가 내리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가뭄을 견디지 못한 농작물이 3∼10%씩 말라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양파와 마늘 주산지에서 올 겨울 평균기온이 섭씨 0.8도로 평년 보다 0.5도 높고, 일조시간도 70여일 동안 57.7시간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은 0.05㎜에 그쳤다. 겨울철의 평균 강수량 20.9㎜에 견줘보면 4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런 겨울철 가뭄탓에 마늘 주산지인 영천과 양파 주산지인 고령에서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생육 상태 조사를 해봤더니, 마늘은 부직포를 덮어 씌운 덕분에 말라 죽은 곳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령에서는 양파가 가뭄을 견디지 못해 3∼10%씩 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피해 수치인 1.3% 보다 3∼7배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가뭄이 계속될 때는 농작물이 병해충에 약해지는 탓에 비료를 녹여서 뿌려주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겨울철 가뭄이 지속돼 토양이 건조하면 찬 공기가 토양 속에 있는 뿌리까지 쉽게 스며들어 얼어 죽는다. 이때는 분수 호스나 스프링클러 등을 이용해 따뜻한 날 일찍 물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겨울 가뭄이 심각하기는 북부지역도 마찬가지다. 안동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가까이 강수량이 0㎜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년 겨울철 강수량은 42.7㎜이다.

이처럼 겨울철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양파, 마늘 등 노지에서 재배하는 월동 작물은 잎 끝이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생육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늘, 양파의 가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조한 포장에 관수하거나 짚이나 왕겨 등으로 덮어 수분 증발을 억제해야 한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