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0일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 여정의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20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기수인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를 선두로 귀국 인원을 제외한 컬링 봅슬레이 등 선수단 15명, 임원진 21명이 입장해 대회 마지막 행사를 함께했다.
이날 폐회식은 지난 4일 개막식에서 선보인 ‘눈꽃 이야기’를 주제로 이어졌다. 각국 선수단이 퇴장한 뒤에는 중국 민속축제 원소절(元宵節) 등불을 밝혔고 고대 중국에서 작별인사로 버드나무를 꺾어 건네주던 전통을 형상화해 작별을 표현했다.
올림픽기가 게양대에서 내려간 뒤에는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서로 다르지만, 함께’(Duality, Together)를 주제로 공연이 열렸다. 지구본을 빙판 위로 굴리는 어린이들에 이어 두 남녀가 경기장 한복판에 등장해 동계 스포츠를 표현한 뒤 대회 소개 영상과 함께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초반 편파판정과 개최국 텃세의 희생양이 되고도 강한 정신력으로 메달을 따내 감동을 선사했다. 차세대 기대주의 등장도 설렘을 안겨줬다. 빙상 종목에서만 메달이 나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은 금메달 2개·은메달 5개·동메달 2개로 전체 14위를 기록했다. 당초 코로나19에 따른 훈련 부족 등의 이유로 금메달 1~2개, 종합순위 15위 안팎을 예상했던 만큼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의 선전이 눈부셨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모두 대회 초반 편파판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따낸 메달이라 더욱 뜻깊었다. 황대헌과 이준서는 먼저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당했지만 이후 열린 1500m 결승에서 황대헌이 금메달을 수확했다.
쇼트트랙 최민정은 여자 1500m에서 평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와 여자 계주팀도 은메달을 수확했다. 개최국 중국이 한국인 감독과 코치를 영입하고 대대적 투자에 나섰으나 한국은 이들을 제치고 쇼트트랙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도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가 나왔다. 김민석은 1500m에서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남자 500m에 출전한 차민규는 2개 대회 연속 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종목도 있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차준환은 한국 역대 최고 순위인 5위에 자리했다. 여자 싱글 유영은 6위, 김예림은 9위에 올랐다.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이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의 김민선은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켈레톤의 정승기는 1~4차 시기 합계 4분3초74로 최종 순위 10위에 올랐다.
허경구 기자, 베이징=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