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우위 판단한 윤석열 캠프 “마지막까지 실수 경계”

입력 2022-02-21 04:03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 금융인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황 전 회장과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등 110명이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국회사진기자단

3·9 대선이 20일로, 1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모토는 ‘실수 줄이기’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비해 박빙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승리 가능성에 취해 실수를 범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나올 경우 살얼음판과 같은 우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 있는 것이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마지막 한 표까지 검표돼 대선 승리가 확정될 때까지 이긴 것이 아니다”며 “남은 기간 긴장을 늦출 순 없다”고 말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최근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국민정서상 빈축을 살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신신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권 본부장은 “여론조사 수치가 좋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도 없고 놓아서도 안 된다”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후보는 41%를 얻어 이 후보(34%)를 7% 포인트 차로 앞섰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는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가 4~7% 포인트에 불과해 현재로서는 안심하기 힘들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한 의원은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보다 우위인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여론조사는 그저 여론조사일 뿐”이라며 “승세를 굳히기 위해선 대선일까지 마른 수건을 짜듯이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 의원은 “가장 큰 적은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실수”라며 “말실수 하나로 몇 만표가 움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른바 ‘침대 축구’처럼 실점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인 선거전을 펼쳐서는 안 된다”면서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실수를 없애는 것은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또 TV토론을 통해 이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21일과 25일, 3월 2일 세 차례 열리는 중앙선관위 주최 TV토론에서 윤 후보가 선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20일 방송 광고 촬영 외에 다른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TV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윤 후보는 경제 분야를 주제로 이뤄지는 21일 TV토론에서 새 정부 경제 비전으로 내세운 ‘역동적 혁신 성장’을 강조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또 대장동 의혹 등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계속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전국을 한 바퀴 훑은 윤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윤 후보는 맞춤형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전달함과 동시에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면서 정권교체 열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는 이 후보 부부의 옆집이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 합숙소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추궁하는 등 공세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