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 ESG 경영 본격화 전망

입력 2022-02-21 04:05

올해 4대 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이 ESG 활동을 주문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더는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1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로 청와대 환경비서관,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지낸 한화진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기후·환경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삼성전자 이사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ESG 전문성을 갖고 활약할 것으로 기대해 추천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소집통지서와 주주통신문을 발송하지 않고, 이를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전자공고로 대체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사회에 ESG 관련 정책 심의와 의결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4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기아도 ESG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의 12개 관계사 사외이사 30명은 지난 17일 ESG 경영을 선도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ESG 경영에 대한 외부 투자자들의 평가와 향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LG는 올해 자체 ESG지수를 개발하기로 했다. LG는 자체 ESG지수를 반영한 성과 공시, 시범 운영을 거쳐 중장기적으로는 경영진 성과 평가(KPI)에도 연계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을 본격화하는 이유는 글로벌 기관투자가 등의 ESG 경영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전망이어서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 10곳에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글로벌 연기금이 개별 국가의 특정 기업에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