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모두 14명이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다. 후보가 가장 많았던 대선은 19대로 15명이 등록했다. 투표용지 길이도 28.5㎝로 역대 최장이었다. 후보들의 기호는 국회 의석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3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4번이다. 원내 1석을 가진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가 5번이다. 원외정당 후보들은 정당 이름 가나다순으로 번호를 받는다. 정치권에서는 정당 이름을 ‘ㄱ’으로 짓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가 많다. 허경영 후보는 국가혁명당 소속으로 6번을 받았다.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는 9번이다. 무소속 후보자는 추첨해서 결정한다. 이번엔 무소속 후보가 없다.
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분석했더니 1번 후보가 2번 후보보다 0.4~1.7% 많은 표를 얻는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13대 대선 이후 1번이 4번, 2번이 3번 당선됐다. 13대 이전으로 가면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1963년과 1967년 5, 6대 대선에서 기호 3번과 6번으로 당선됐다. 당시는 대선 후보 기호를 추첨했다.
2013년 원외정당인 녹색당은 헌법재판소에 후보 기호 조항(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1, 2등을 1, 2번으로 지정해 이들을 다시 1, 2등으로 만드는 제도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헌재는 1996년 “정당제도의 존재의의 등에 비춰 목적이 정당하다”며 합헌 결정했다.
역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 수 평균은 7.3명이었다. 17대 대선에서 후보자 수가 처음으로 10명이 넘었다. 이번에 출마한 후보 14명은 모두 기탁금 3억원을 냈다. 선거운동을 하려면 현수막, 홍보 책자, 유세차, 광고비도 필요하다. 대부분 득표율 10%에 미치지 못해 선거비용을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돈을 잘 구하거나 할 말이 많거나, 두 가지 다일 것이다. 국민 선택의 폭이 늘었다고 하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후보들도 있다.
남도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