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억 ‘혈세 먹는 하마’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11년 만에 팔렸다

입력 2022-02-21 04:07 수정 2022-02-21 04:07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혈세먹는 하마’로 전락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사진)가 새 주인을 만났다. 정부로부터 경영개선 차원의 매각 명령을 받은 이후 매각작업이 본격 시작된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강원도개발공사(GDC)는 지난해 8월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이 잔금을 최종 납부함에 따라 알펜시아 매각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총 매각대금은 7115억원이다. KH강원개발은 매입대금의 10%인 712억원을 지난해 8월 계약과 함께 선납부했다. 잔금 6403억원 중 알펜시아리조트와 골프장 분양권·회원권 보증금 2800억원을 KH강원개발이 떠안으면서 실제로 납부한 잔금은 3603억원으로 추정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무대였던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대관령면 일대 491만㎡ 부지에 2009년 조성한 종합리조트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기 연장, 분양 저조 등으로 건설비용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GDC는 알펜시아 채무 1조189억원 중 원금 3125억원과 이자 3837억원 등 총 6962억원을 갚았다. 남은 채무로 인해 지난해에만 124억원의 이자와 176억원의 운영 적자로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때 하루 이자만 1억원에 달하는 등 강원도 재정에 큰 부담을 줬다.

이번 매각으로 KH강원개발에 인수된 시설은 특급 호텔(인터콘티넨털·홀리데이인)·콘도·워터파크·스키장, 회원제 골프장(27홀)과 대중제 골프장(18홀) 등이다. 이만희 GDC 사장은 “KH강원개발이 강원도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매각은 성사됐지만 공개입찰 담합 의혹은 풀어야 할 숙제다. 담합 의혹은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5차 공개 입찰 공고 후 설립된 KH강원개발과 A사 등 두 업체가 5차 공개입찰에 참여하면서 불거졌다. 두 업체는 모두 KH그룹이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2개 이상 업체가 응찰해야 입찰이 성립되기 때문에 1개 기업이 자회사 2곳을 내세워 입찰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입찰 담합 의혹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