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평화, 지금 이곳 평창에서 다시”

입력 2022-02-21 19:00
2021평창평화포럼 개막식이 지난해 2월 7일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강금실 2021평창평화포럼 공동위원장, 최문순 강원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개막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평창올림픽 유엔 휴전결의안 채택’과 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남북단일팀으로 보여준 ‘평창 평화정신’을 통해 대결 구도를 끊고 화합 정신으로 평화를 구축하자는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와 공유했다.

평창평화포럼은 이러한 평화정신을 지속, 확장하기 위한 올림픽 유산(Legacy)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개최됐던 2018년 2월 9일을 기념해 매년 2월에 열린다. 세계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세계 평화를 논의하는 다자 및 다층 간 글로벌 포럼으로 세계 지도자급 인사, 국내외 평화 활동가, 평화 구축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아이디어, 전문성, 자원, 열정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평화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연례 포럼으로 재참가율도 높아지고 있다. 5가지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논의를 펼치면서 세계 평화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북 관계의 교착 상황에서 2018년 평창이 보여준 평화 정신을 다시 열어나갈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인 ‘2022평창평화포럼(Pyeongchang Peace Forum 2022)’이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일원에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린다.

2019년에 시작해 4회째를 맞는 올해 평창평화포럼의 슬로건은 ‘평화, 지금 이곳에서!(Peace, Here and Now!)’다. 강원도와 평창군, 한국국제협력단이 주최하고 2018평창기념재단이 주관한다.

‘경제’ ‘스포츠’ ‘DMZ 평화지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평화공공외교’ 등 다섯 가지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한반도,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 이슈와 의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한다.

2022평창평화포럼은 ‘종전선언과 그 너머(The Declaration to End the Korean War and Beyond)’라는 대주제 아래에 5개의 핵심의제와 평화의 실천 방안 등 다양한 주제와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특별 의제로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통한 평화협력’을 다룬다. 동계올림픽 취약 국가 50개국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남북 공동개최로 확대하는 등 평창평화포럼이 남북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미래 평화세대인 청소년들의 평화에 대한 활동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평창 유스피스 챌린지 2022(Youth Peace Challenge 2022)와 청년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평창 유스피스 챌린지는 전 세계 만 15∼28세 청소년과 청년이 유엔 사무총장의 ‘우리 공동의 의제’ 보고서를 참가자의 국가 또는 국제적 평화의 관점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에세이 작성과 그룹 토론으로 구성된다.

이번 평창평화포럼에서는 뉴욕필하모닉 4중주 특별공연, ‘메타 DMZ 평화지대’ 등을 선보인다. 개회식에서는 2008 평양공연에서 연주했던 뉴욕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과 미셸킴이 개막 공연을 해 2008년의 감동을 재현할 예정이다.

또한 인간과 생태의 평화적 공존을 상징하는 국제 평화지대인 ‘메타 DMZ 평화지대’를 포럼 누리집 내에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포럼기간 ‘메타 DMZ 평화지대’를 통해 주요 세션은 물론 유스피스 챌린지 시상식, 평화 인재 양성단 세션 등에 실시간 참여할 수 있으며 본인 만의 개성이 담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도 관계자는 21일 “평창평화포럼이 세계 평화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올림픽이 심은 평화의 씨앗이 인류평화의 번영으로 열매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평창평화포럼, 동북아·세계 평화 구축에 이바지할 것”
최문순 강원지사

"평창평화포럼이 한반도 평화의 방향키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문순(사진) 강원지사는 21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평창평화포럼은 추상적인 평화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체험한 평화의 물결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 구축에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평창올림픽은 남과 북이 함께 입장하고, 경기에 함께 임하며 만들어낸 '평화 올림픽'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평창평화포럼은 올림픽 평화유산 사업으로 강원도가 만들어냈던 올림픽의 성과를 지속해서 확장해 나간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젠가는 평창평화포럼에 북한 인사가 참석해 남과 북의 교류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평화 논의를 멈출 수 없는 이유"라며 "더 많은 세계인이 한반도 그리고 강원도의 평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이 평창평화포럼의 과제"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통한 평화협력'을 특별의제로 정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청소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최 지사는 "그동안 스포츠 교류는 남북 간 화해 분위기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며 "2024동계청소년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를 통한 평화 분위기를 다시 한번 확산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 민간단체, 국제기구 등과 지속적인 연대와 협력을 통해 남북공동개최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