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는 설교 도중 구상 시인의 ‘말씀의 실상’에 나오는 ‘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명(無明)의 백태’라는 시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명의 백태가 벗겨지지 않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신비를 볼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세상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능력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경탄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아름다움 앞에 멈춰 서고, 내 속의 귀한 것들을 바라보며 함께 기뻐하는 능력. 이것이 현저하게 약화돼 있습니다. 경탄하려면 멈추어 서야 하고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합니다.”
이런 설교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는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아펜젤러세계선교센터에서 열린 감리교생태목회연구소(이하 생목연) 창립 이사회였다(사진). 김 목사는 “생목연은 자본주의가 폭주하는 이 시대에 해독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날 생목연 초대 이사장에 추대됐다. 소장은 양재성 가재울녹색교회 담임목사가 맡기로 했다. 생목연은 앞으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생태환경교육을 벌이고 생태신학 연구 프로젝트도 실시할 계획이다. 양 목사는 “제대로 된 환경 조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많아 생목연이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