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도시개발 한다고 해놓고 3억5000만원 넣은 사람이 8500억원을 받아가게 하는 것, 대한민국을 떠나서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성남과 안성, 용인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방’인 경기 지역에서 집중 유세를 벌이며 가는 곳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성남시 분당 야탑역 앞 유세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지적하며 “인구 100만의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의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자동, 백현동 이야기 다 아시지 않는가”라며 “시민들 사는 아파트에 50m 옹벽을 쳐 올린 것, 이게 행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8년간 시장을 지냈던 성남을 찾아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꺼내든 것이다.
윤 후보는 앞서 안성 유세에선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고요”라고 물으며 “도대체 무엇에 유능하다는 것인가. 불법에 유능하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정권을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용인 수지 유세에서 “그 사람들(민주당 정권)은 제가 ‘법과 원칙에 따라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하니 자기들에게 정치 보복을 한다고 한다”며 “이런 허위 선전공작은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집값이 급격하게 오른 서초와 송파, 종로에선 부동산 문제를 언급했다. 윤 후보는 송파 석촌호수 유세에서 “여기 송파에 20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갑부가 아니다”라며 “돈 벌어서 세금으로 다 뺏기지 않는가. 서민들은 허리가 휘어진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고속터미널 옆 서초아이스링크장 앞 유세에선 “민주당 정권이 건국 이래 구경하지도 못한 집값 폭등을 만들어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28번의 주택 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합부동산세 문제도 거론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은) 종부세가 국민의 2%만 해당하니 종부세를 세게 때리면 2%는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고, 98%가 민주당을 찍을 것이란 엄청난 착각하에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날 방문한 지역은 3월 9일 대선과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들이다. 안성에는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김학용 전 의원이 출마하고, 서초갑에는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뛰고 있다. 윤 후보는 출마자들과 함께 유세에 나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유승민 전 의원과 회동하고 함께 종로 유세에 나서는 ‘원팀’ 행보도 보였다. 홍준표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당내에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저로서는 유승민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아무 조건도 없고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안성·용인·성남=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