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현장 방역 요원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보건소 인력만으로는 확진자 기초역학조사부터 재택치료 관리까지 전 과정 업무를 감당할 수 없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까지 투입되고 있지만, 대응 역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밤샘 근무와 주당 수십시간 초과근무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수도권의 한 보건소는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대에 진입한 이달 초부터 3교대 방식으로 24시간 일하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시행 초반에는 그나마 직원들이 틈틈이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하루 근무 중 3~4시간의 휴식이 보장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휴식시간마저도 사실상 사라졌다고 한다. 하루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 만큼이나 재택치료 등의 문의가 폭증해 일일이 대응하려면 근무 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보건소 직원 A씨는 17일 “우리 보건소에서만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기초 역학조사만 해도 24시간 근무 뒤에도 1~2시간의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급증한 최근 일주일 간은 하루 1시간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보건소 재택치료 담당자도 확진자 수 급증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는 “전날 넘어온 재택치료 명단을 오늘 입력하는 식으로 일하고 있는데 300명대이던 숫자가 하루 만에 2배 넘게 늘었다”며 “전화 문의의 양도 이전과 비교해 2~3배 늘어나 다른 업무를 못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보건소 인력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구청 직원까지 동원되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지자체 보건소 과장 B씨는 “역학조사 업무는 구청 공무원이 수시로 파견을 나와 새벽 1~2시까지 하고 있고, 법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하면 안 되는 기간제 근로자들까지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방역 현장에서는 확진자 수가 정점에 가까워질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호소한다. B씨는 “잠도 몇 시간 못 잔 상태로 출근해 보면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이 힘들어서 매일같이 울면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격무의 연속으로 심신이 지친 직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재택치료관리팀장은 “확진자와 재택치료자가 늘어날수록 현장의 과부하는 더 심해질 것”이라며 “격무로 인해 방역 현장 공백이 생기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증원이나 전담인력 배치 등의 현실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박장군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