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돌 맞은 한국YWCA “기독 여성 운동 사명 잇는다”

입력 2022-02-18 03:03
원영희(오른쪽) 한국YWCA 회장과 구정혜 사무총장이 17일 서울 중구 회관에서 화상으로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여성운동의 시초인 한국YWCA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2년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로 출발한 한국YWCA는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여성계몽운동과 인권 신장에 앞장섰다. 17일 서울 중구 회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한국YWCA 100주년의 역사와 사명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한국YWCA는 남녀 차별이 극심했던 1920년대부터 여성을 위한 야학 운영, 조혼과 공창 폐지 등의 사역을 해왔다. 이후 한국전쟁 구호 활동, 축첩반대운동, 여성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운동 등을 펼쳤으며 80년대부터는 아나바다운동, 호주제 폐지, 이주민 여성 보호 등에 나섰다. 최근에는 탈핵 생명 기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기독 여성들이 사회 전반에 목소리를 내는 일에 동행하고 있다.

구정혜 사무총장은 “창립 초창기 한국YWCA는 여성들이 존중받는 삶의 방안을 모색했으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뒤에는 직업훈련 제공과 어린이집 확대 등 일하는 여성을 위한 사회 기반을 닦는 일에 애썼다. 특히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는 산실 역할을 감당하는 등 한국여성운동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YWCA는 100주년을 맞아 기존의 탈핵·기후·생명 운동, 성평등운동, 평화통일운동 외에도 ‘세상을 살리는 100개의 프로젝트’ 사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보호나 교회 문화 개선 등 청년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후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청년 부회장 제도를 신설하고 각 지역 YWCA를 법인화하면서 미래지향적 단체를 향한 구조 개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전자투표로 진행된 회장단 선거에서는 원영희 회장이 132표 중 91표를 얻어 연임됐다. 원 회장은 “변화에 앞장선 기독여성들의 용기로 한국YWCA가 100년 역사를 맞이했다”며 “세상의 존경을 받는 크리스천의 모습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