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금메달, 女쇼트트랙 1500m ‘2연패’

입력 2022-02-17 04:02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이 16일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수잔 슐팅(네덜란드)에 앞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1500m 세계 기록과 올림픽 기록을 모두 보유한 최민정은 평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최강’임을 입증했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결승선을 통과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4)은 포효했다. 네덜란드의 수잔 슐팅,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 등 빙상 역사상 최고 수준의 경쟁자를 완벽하게 제쳐내고 따낸 금메달이다. 양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음 짓는 그에게서 이 순간만큼은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떠올리기 어려웠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 부문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5번째 올림픽 메달을 따낸 그는 전이경 박승희 이승훈과 함께 역대 대표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선수 반열에도 올랐다. 남자 계주 대표팀은 5000m 계주 은메달을 따냈다.

이날 가장 먼저 열린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최민정 김아랑(27) 이유빈(21)은 무난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1조 선두 최민정은 2위 그룹을 20m 가까이 따돌리며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줬다. 김아랑은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폰타나를 제치고 2조 1위로 들어왔다. 이 부문 세계 1위 이유빈은 5조에서 2위로 준결승 진출권을 확보했다.

준결승 레이스는 더 치열했다. 이유빈과 김아랑은 1조에서 중간 순위로 레이스를 유지하다 후반부 동시에 직선 트랙에서 코너로 넘어가는 구간을 아웃코스로 추월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 그러나 후반 속도를 낸 폰타나가 김아랑을 제쳐내면서 이유빈과 폰타나만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3조에 편성된 최민정은 여기서도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선두싸움이 치열한 사이 6위로 쳐져 있던 그는 약 두 바퀴를 남기고 앞선 모든 선수를 트랙 바깥쪽으로 반 바퀴 만에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와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이 경주에서 2분16초831로 올림픽기록까지 새로 쓰며 세계기록과 올림픽기록 동시 보유자가 됐다.

결승에선 노련한 운영능력이 빛났다. 이유빈과 함께 결승에 오른 그는 초반 중국의 한위퉁과 1000m 금메달리스트 슐팅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중위 그룹으로 내려왔지만 8바퀴를 남긴 상태에서 다시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대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마지막 폰타나와 슐팅이 추격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유빈은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