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6일 “이제 코로나는 봉쇄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연한 방역 체계와 ‘경제 부스터샷’으로 국민이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제안한 ‘경제 부스터샷’은 소상공인 손실 보상의 확대와 방역 제한 완화에 따른 영업시간 연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높은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 앞 유세에서 “방역은 이제 대전환점에 왔다”며 “다른 선진국들처럼 방역 체계를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바꿔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지난 2년간 누적 손실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40조∼5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민의 피해를 당선 즉시 대규모의 긴급 추경을 편성하거나 국가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청년 기회 국가’도 강조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메시지다. 그는 “주식시장이 불공정하게 흘러가지 않게 하면 청년에게 투자 기회가 생긴다”며 “불공정한 주가조작·매매 등은 발본색원할 뿐 아니라 그런 짓을 한 사람은 한번만으로도 완전히 퇴출해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또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해 “남자라서 어쩔 수 없이 군대에 갔으면 복무 기간에 입은 손실을 국가가 보상해주는 게 상식”이라며 “복무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퇴역 후에는 누군가가 피해 보지 않는 방식으로 반드시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저녁 서울 잠실새내역 인근 광장에서 가진 유세에선 부동산 민심을 달래는 데 집중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 집 문제 때문에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 민주당이 부족했다고 질책하고 계신 것을 너무 잘 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서울 용산구와 구룡마을, 서울 외곽을 개발해 전국에 311만 세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애 최초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90%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며 “청년들이 집을 사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서 미래소득을 인정해 대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강남역 유세에서 “(윤 후보는) 경제가 죽든 말든, 주식시장이 망가지든 말든 불필요한 사드(THAAD) 배치 이야기를 하며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잠실새내역에선 윤 후보의 ‘주술 논란’을 겨냥해 “국가가 가야할 길을 점쟁이나 주술가에게 묻지 않고 국민에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오전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정책 협약식을 갖고 “전국 단위의 택시 호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연합회 관계자들이 ‘카카오택시 측의 갑질 문제’를 호소하자 “플랫폼 업체의 갑질 문제는 제가 해결하고 싶은 것”이라고 답했다.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후보는 ‘취약지역 우선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대구에 이어 이날 서울 강남·송파 유세에 나선 것은 중도·보수표를 의식한 조치다. 이 후보는 수도권 공략에 집중한 후 주말에 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