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매주 ‘더블링’… “이대로면 내달 의료체계 한계 봉착”

입력 2022-02-17 04:03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이한결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매주 2배씩 불어나고 있다. 재택치료 대상자도 26만여명으로 늘었다. 위중증 환자 증가 속도가 붙기 전이지만 다음 달 의료체계기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진자가 9만명을 넘었다”며 “국민께 여러 가지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도 9만228명으로 집계돼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5일 김 총리는 “10만~20만명 (예측은) 아주 비관적인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이라며 “정부와 같이 일하는 분들은 3만명 정도에서 피크를 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전망했었다.

정부는 확진자 폭증에도 중환자 추이를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프랑스와 미국, 일본의 인구 100만명당 중환자 수가 각 49명, 46.3명, 14.6명인데 한국은 6.1명으로 비교적 낮다는 것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오미크론 유행기엔 확진자 수보다 위중증 환자 수가 더 적절한 위험도 평가지표”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유행이 정점에 도달한 뒤 위중증 환자 규모가 중환자 의료체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절대적 유행 규모가 그만큼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주 같은 요일의 4만9550명에서 1주일 만에 4만명 이상 많아졌다. 2주 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당시 명절 연휴 영향으로 수요일 확진자가 적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급격한 증가세다.

확진자 연령대 변화나 백신 효과 감소 등에 따라 중증화율이 높아질 여지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으로 인한 중환자 감소는 20% 수준이고 나머지는 접종률이나 자연감염 등 외재 변수에 의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였다.

이날 0시 기준 백신 3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58%로 집계됐다. 18세 이상으로 한정하면 67.2%가 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 협의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국내외 이상반응 발생동향 및 연구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인과성을 입증할 근거가 제시되면 소급 적용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