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상승 영향… 라면 3사, 작년 실적 부진

입력 2022-02-17 04:08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농심 라면들. 국민DB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 3사’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었다. 원재료, 물류비 등이 치솟은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라면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매출 2조6630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0.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33.8%나 줄었다. 농심은 공시를 통해 “재료비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증가했고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오뚜기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2조7390억원, 영업이익은 16.1% 감소한 1666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6420억원,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각각 전년과 비교해 1.0%, 31.3% 감소했다.

업계는 재작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을 예상하던 분위기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에는 라면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농심은 103.4%, 오뚜기는 33.8%, 삼양식품은 21.9%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라면 수요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특히 라면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지난해에는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이 호실적을 거뒀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에는 라면을 사다 놓고 먹기도 했지만 이제는 먹거리가 다양해졌다. 다양한 음식을 HMR과 배달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라면 수요가 줄었다”며 “다만 가격 인상 효과가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나고 있고 해외 수출도 늘어나면서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