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간 케미가 놀토의 ‘찐팬’ 양성 비결”

입력 2022-02-17 04:06
곽청아 PD가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스튜디오 세트장에서 ‘놀라운 토요일’ 200회 방송 촬영을 지켜보고 있다. tvN 제공

매주 토요일 저녁 시청자들이 TV 앞에서 군침을 삼키며 ‘받쓰’(받아쓰기)를 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다. 2018년부터 자리를 지켜 온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놀토)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의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등 스핀오프까지 제작된 tvN 대표 지적재산권(IP)이다.

고정 멤버와 게스트는 스피커에서 들리는 노래의 가사를 완벽하게 맞춰야 지역 시장의 대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삼겹더덕삼합, 우거지탕, 물회, 돼지물갈비, 햄버그스테이크, 굴짬뽕…. 매회 제공되는 메뉴는 식사 두 종류와 간식 한 종류. 공복 상태에서 시청하면 아주 곤란해진다.

200회 방송을 3일 앞둔 16일 놀토 곽청아(30) PD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곽 PD는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이라며 “제작진 못지않은 애정과 열정으로 멤버들 한 명 한 명을 좋아해 주시고 ‘받쓰’라는 콘텐츠를 즐겨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라는 인사를 먼저 전했다.

놀토는 신동엽 붐 박나래 문세윤 키 피오 김동현과 먹방 유튜버 ‘입 짧은 햇님’ 등 11명의 고정 멤버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찐팬’들을 양성했다. 곽 PD는 “이들이 4년간 쌓아온 케미야말로 어마무시한 놀토의 힘이고, 놀토의 보물”이라며 “개성 만점 멤버들이 빈틈없이 촘촘한 티키타카를 주고받는 것이 녹화 때마다 놀라는 점”이라고 자평했다.

놀토 출연진이 곽 PD(가운데)와 함께 200회 자축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tvN 제공

놀토는 군대 다녀오는 멤버들을 기다려준 ‘의리’로도 유명하다. 다음 달 피오가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있다. 곽 PD는 “키와 한해가 입대 직전까지 녹화하고 입대했다가 전역하고 그대로 복귀하는 그림을 보여줬다”며 “그것이 놀토 패밀리십의 비결이고, 피오도 똑같지 않을까 싶다. 고정멤버 충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역 시장을 조명하는 포맷도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곽 PD는 “‘도레미 마켓’이란 이름에서 드러나듯 프로그램 자체가 시장에서 시작한 콘셉트”라면서 “지역 시장과 먹거리를 놓칠 수는 없지만 약간의 변주가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곽 PD는 놀토의 강점으로 ‘트렌디함’을 꼽았다. 그는 “주말 예능 중에서도 놀토는 컷이나 자막이 넘어가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자막, 리드미컬하고 빠른 편집 스타일로 지금의 탄탄한 팬층이 형성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받쓰’로 매번 멤버들과 게스트를 혼란에 빠트린다. 곽 PD의 실력은 어떨까. 그는 “아쉽게도 잘 듣지는 못하고, 보통 문맥으로 유추해서 두드려 맞추는 편”이라며 “매주 회의 때 PD, 작가가 전부 모여 게스트와 어울리는 노래들을 선정한 뒤 스피커 한 대를 가운데 놓고 모두 ‘참전’한다”고 설명했다.

곽 PD는 ‘삼시세끼’ ‘윤식당’ ‘스페인하숙’ ‘집밥백선생’ ‘백스피릿’ 등 음식을 테마로 한 예능에 자주 참여했다. 원래 음식에 관심이 많은 편이냐는 질문에 그는 “대부분 음식을 주축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늘 관심은 많았다. 놀토에 나오는 음식들은 제작진도 맛을 보는데 녹화장에선 대부분 굉장히 지친 상태에서 먹기 때문에 그냥 다 맛있다”며 웃었다.

놀토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지 곽 PD에게 물었다. “얻은 것은 사람이다. 잃은 것은 ‘시청자 모드’로 놀토를 볼 기회를 잃은 것”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