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고위험군 ‘4차 접종’ 철회·스웨덴은 진단검사 중단

입력 2022-02-17 04:08
덴마크 시민들이 당국의 코로나 방역 규제 조치 완화로 식당 이용이 가능해지자 코페하겐 한 카페에 나와 와인을 마시고 있다. 덴마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모든 제한 조치를 해제한데 이어 백신 4차 접종도 철회키로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선도국으로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을 시작한 덴마크가 최근 이를 철회키로 했다. 덴마크는 올봄까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 보건 당국은 더 이상 어린이에게 추가 접종을 하거나 국민에게 4차 접종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미 맞은 백신으로 충분히 증가하는 감염에 대처할 수 있다고 봤다.

보건 당국은 “모니터링 결과 3차 접종으로 노인 등 기타 고위험군의 보호가 충분히 가능했다”며 “추가 접종은 지금 당장 불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볼레트 수보 덴마크 국립보건원장 역시 “바이러스가 더 쉽게 퍼질 수 있는 겨울이 끝나감에 따라 4차 접종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덴마크는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노인과 기타 취약 시민들에게 4차 접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4차 접종에 들어갔던 덴마크가 가장 먼저 이를 철회한 것이다.

덴마크는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한국과 가장 비슷한 국가다. 덴마크 인구의 80% 이상이 두 차례 접종을 완료했고, 61.9%는 3차까지 접종했다. 한국 역시 전 국민의 80% 이상이 두 차례 접종을 완료했고, 부스터샷까지 맞은 이도 56.8%에 이른다.

덴마크는 또 지난해 11월 5~11세 어린이로 확대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곧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추가 접종 없이 전 연령에 대한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인접국인 스웨덴은 광범위하게 이뤄지던 진단검사를 중단했다. 일반 시민들은 코로나19 증상을 보여도 단지 집에 머물라는 요청만 받게 된다. 약국 등에서 구매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할 수 있지만, 결과를 보건 당국에 알릴 필요는 없다. 사실상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확진자 집계가 중단되는 것이다.

다만 스웨덴을 비롯해 이스라엘, 미국 등은 “백신이 중증화를 막을 수 있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스웨덴은 덴마크와 달리 80세 이상 고령자와 요양시설 생활자 및 가정 돌봄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백신패스(방역패스) 반대 시위대가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거리로 나와 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 손에 ‘자유’ ‘백신패스 반대’라고 쓰인 현수막이 들려 있다. AP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먼저 4차 접종을 시작했던 이스라엘은 접종 초기 취약계층만 해당하던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 전체 고령자로 확대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영국 등의 경우 2차 접종으로는 항체 형성률이 높지 않아 3차 접종을 시행한 데 이어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했다. 4차 접종의 효용성에 의문을 가졌던 프랑스도 면역 저하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독일, 칠레, 스페인, 헝가리 등도 고령층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 중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