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거래량이 줄자, 일부 급매물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0.91% 떨어졌다. 2012년 12월(-1.05%) 이후 9년 만에 가장 낙폭이 컸다. 특히 수도권은 1.36% 떨어져 2010년 5월(-1.47%) 이후 11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도 0.95% 떨어졌다. 2019년 1월(-1.05%)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까지 2.71% 올랐던 도심권(종로구·중구·용산구 등)은 12월에 -2.10%를 기록해 낙폭이 컸다. 서북권(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등)의 12월 실거래가 지수도 -3.91%로 크게 하락했다.
동북권(강북구·도봉구·노원구·성북구·중랑구·동대문구·성동구·광진구 등)은 -0.57%, 서남권(강서구·양천구·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관악구) -0.45%, 동남권(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 -0.32% 등은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보다 최근의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 상황이다. 일부 급매물이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거래되면 시장의 경향을 과다 대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급매물 위주로 가격을 끌어내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저가에 따른 후속 거래가 이어지지 않아도 시장은 계속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8로 전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5월(97.3)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이 지수는 작년 9월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