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란 앞에 프로스포츠판이 초토화됐다. 양대 겨울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가 모두 리그 일정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도 “매뉴얼상 문제가 없다”며 일정을 강행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6일 “현대캐피탈 선수단 내 추가 확진자가 4명 발생하면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두 구단 선수 엔트리가 정상 운영 기준 12명 미만이 됐다”며 “매뉴얼에 의거해 남자부 리그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남자부 경기가 순연된다.
현대캐피탈은 엔트리 19명 중 뛸 수 있는 선수가 11명이며 추가 확진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도 14일 선수 10명과 코칭스태프 3명 등 총 13명이 확진돼 엔트리 확보에 실패했다.
여자부는 앞서 리그를 중단했다. KOVO는 지난 11일 “도로공사 5명, KGC인삼공사 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구단이 정상 운영 엔트리 12명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10일간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프로농구도 백기를 들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이날 “16~20일에 예정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1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일정에 따라 리그 중단이 예고돼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A매치 브레이크가 앞당겨진 셈이다.
KBL은 “신규 확진자 수가 9만명대로 폭증한 데다 선수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진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 SK 최준용은 전날 SNS에 “KBL 관계자분들 선수들 보호는 없나요. 저희 선수들도 다 가족이 있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이 있어요.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은 보호 안 해주나요”라고 적었다. 허훈(수원 SK) 허웅(원주 DB) 김선형(서울 SK) 이대성(고양 오리온)도 SNS로 불만을 표출했다. 여자프로농구(WKBL)는 2022 FIBA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에… 프로농구·배구도 일단 멈춤
입력 2022-02-17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