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 40대 고용 암울한데 취업자 증가 자화자찬한 정부

입력 2022-02-17 04:07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13만5000명 늘어나 2000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1년 전 같은 달 코로나19로 취업자가 98만명이나 급감했던 ‘고용 쇼크’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통계청의 ‘2022년 1월 고용 동향’과 관련, “특히 청년층, 30대, 민간일자리, 제조업, 상용직,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고용이 양적·질적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남다른 감회가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을 세밀히 살펴보면 자화자찬만 할 일은 아니다. 먼저 질 좋은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상용직 취업자 수는 최근 3개월 60만명대 증가율을 보였고 지난달 역시 68만6000명이 늘었다. 반면 임시직은 37만7000명 늘어 최근 두 달 10만명대 증가 흐름에서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40대(2.1%)와 30대(1.9%)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경제 주축인 30, 40대의 고용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60대 이상 노인 공공일자리 등 늘리기 쉽고 지표 반영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 만들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질적 고용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이 부진한 원인은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인력 미스매치(불일치),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력 저하라고 지적한 것도 새겨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