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의 막이 19일 오른다. K리그는 11월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여파로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제대로 된 컨디션을 만들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상의 기량을 뽐내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K리그1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올해도 어우전?… 뚜껑은 열어봐야
올해 K리그의 최대 관심사는 전북 현대의 6연패 여부다. 사상 첫 5연속 우승을 달성한 전북은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독보적인 전북은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전북은 김민혁 최영준 등을 떠나보냈지만 맹성웅 박진섭을 영입했다. K리그2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기량도 건재한 데다 타 구단에 비해 두터운 선수층도 우승 가능성을 높인다. 약점은 수비다. 영입을 시도했으나 잘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도 “수비가 고민인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양강 체제를 구축한 울산 현대가 반격을 노린다. 지난해 역전 우승에 실패하며 3년 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울산은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리그 최소실점 2위(41실점)였던 울산은 더욱 견고한 수비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하지만 핵심 자원인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이동경(살케04) 등이 떠난 게 타격이다.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지가 우승의 핵심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스토브리그를 성공적으로 보낸 제주 유나이티드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제주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윤빛가람을 비롯해 최영준 안태현 김주공 등을 데려왔다. 전 포지션에 걸친 전력 강화로 전북을 위협할 후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 시즌 리그 3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유일하게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둔 대구 FC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구는 태국 리그에서 12차례 우승컵을 든 우승청부사이자 지한파 알렉산더 가마 감독을 선임했다. 1부리그로 돌아온 김천 상무가 기존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김천은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다이렉트 승격에 성공했다. 권창훈 조규성 박지수 등 다수의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유한 김천은 단순 승격팀이 아니라 경계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시즌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각 팀은 빠른 개막 일정으로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함께 발을 맞추지 못한 팀이 있을 정도다. 선수들이 100% 몸 상태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감독들의 얘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파 복귀, 대기록 도전
새로운 스타의 등장은 언제나 즐겁다. 올해 많은 해외파가 국내로 복귀했다. 이적 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은 건 이승우였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이탈리아 벨기에 등 리그를 거친 이승우는 수원 FC에 입단했다. 수원은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백승호가 소속된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 만나는데 둘의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김영권은 K리그 무대에 처음 선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명주는 2년 만에 돌아왔다. 이명주는 인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해외 무대를 경험하고 K리그로 돌아오는 유망주도 있다. 2018년 울산에 입단한 뒤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로 임대 후 완전 이적됐던 김규형은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 입단 후 디나모 자그레브로 임대 갔던 김현우와 LASK린츠(오스트리아)로 임대갔던 오인표도 돌아온다.
올 시즌엔 굵직한 대기록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시즌에 임하는 염기훈(수원 삼성)은 80-80클럽에 도전한다. 현재 개인 통산 77골 110도움을 기록 중인 염기훈은 3골만 더하면 승강제 이전과 K리그1, K리그2를 합쳐 80(골)-80(도움) 클럽에 가입하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염기훈은 “시즌 중간 은퇴를 선언하는 것보다 시즌을 앞두고 말씀드려서 팬들과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예고은퇴’를 선언했다. 이근호와 이승기는 60-60클럽에 도전한다.
울산은 프로축구 사상 첫 통산 600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1984년부터 리그에 참가해온 울산은 프로축구 통산 583승을 기록 중이다. 17승만 더하면 기록을 달성한다. 전북은 K리그1 통산 200승에 도전한다. 현재 195승을 기록 중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