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예수 믿는다 하면서 입술로만 ‘주여, 주여’… 주님 사랑 부어진 후 복음 전하며 나눔 실천

입력 2022-02-21 03:04

날카롭고 뾰족한 얼굴, 싸늘한 표정과 냉정한 말투는 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했다. 언젠가 3년간 사귀던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우리, 잠시 떨어져 있어!”라고 했다. 놀라서 이유를 묻는 그에게 “그냥! 더 이상 묻지 마!”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20일간 유럽여행을 떠났다. 늘 그렇게 싸늘하고 냉정한 말투, 설명 없는 이해 요구, 용납할 수 없는 독단적 결정을 한다고 ‘찬바람 쌩쌩’이라고 불렀던 그와 결국 결혼을 했다. 나는 유난히 파란색을 좋아하여 새 아파트인데도 파랑색 벽지로 다시 도배를 하고 카페트, 침대 커버와 이불, 베개를 1년 내내 파랑색으로 준비하고 살았다.

어느 날, 베란다에 키우던 햄스터 한 마리가 열심히 쳇바퀴 돌리는 것을 보며 ‘네 놈의 인생이나 내 인생이나 별 다를 것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찬바람이 부니, 남편이 아파도 위로는커녕 약해 빠졌다고 화를 냈다. 평소 자상한 남편도 이런 내 모습에 무척 힘들어했다. 힘든 나날이 이어지던 중, 친언니 둘이 교회에 다니면서 변화된 삶의 모습에 크게 놀랐다. 언니의 소개로 만난 어떤 분을 통해 나는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입술로만 ‘주여, 주여!’하는 자임을 처음 알게 되었고 ‘나도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 마음과 달리 교회에 와서는 말씀을 거의 듣지 못했다.

‘왜 이렇게 부활을 강조하지? 부활이 풀리면 다 풀린다는 것이 무슨 말이지? 왜 매일 부활, 부활하는 걸까?’ 심각한 고민을 하던 겨울 수련회 마지막 날이었다. 어느 성도의 간증에서 ‘부활’과 ‘영원’이란 단어가 딱 들리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것과 썩어 없어지는 것이 정확히 비춰졌다. 그 순간 인생의 선이 딱 그어졌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야 제자들이 성경과 예수의 말씀을 믿었다는 말씀처럼, 성경 전체가 통째로 믿어지며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완전히 굴복했다. 내가 주인 되었던 악랄한 중심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신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랑 없이 차갑게 살았던 모든 것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한순간에 알게 됐고, 뻥 뚫려 있던 마음의 큰 구멍과 차가운 인생의 바람도 주님이 주신 따뜻한 사랑으로 한순간에 녹아 내렸다.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한량없는 사랑이 몸과 마음을 적셨고, 차가운 성격에 힘들어하던 남편도 변화된 내 모습에 놀라며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영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부어지자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양육을 시작했다. 4학년을 맡았을 때, 같은 학년인 1월생 누나와 11월생 일란성 쌍둥이를 잊을 수 없다. 그중 우리 반의 쌍둥이 한명은 학교에 오면 아침부터 책상에 엎드렸고, 교과서도 펴지 않고 수업도 제대로 받지 않는 등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잠을 못 자도록 괴롭히고 식사 중에도 이유없이 벌을 세운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그동안 아이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되고 눈물이 났다. 아이들에게 계속 복음을 전하고 매주 예배를 드리며 아이들은 기쁘게 예수님을 영접했다. 이 아이들을 계속 돌봐주고 싶어서 해가 바뀌어 학년이 올라갈 때 나도 따라 올라갔다. 반은 달랐지만 방과 후에 우리 가족과 식사도 하고 영화구경도, 물놀이도 함께 했다.

끊임없이 말썽을 피우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아무리 지도하고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용납되지 않아 부모님을 불렀다. 그리고 기도하는데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는 말씀과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는 말씀이 강하게 마음을 찔렀다. 다음 날 새벽기도 때에는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위해 내가 죽었다고, 그 아이를 내가 사랑한다는 주님의 음성이 마음에 들리며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애당초 이런 얘기를 하려고 어머니를 부른 게 아니었는데 어머니를 만나자마자 “저는 예수 믿는 교사인데요, 지금까지 아이를 품고 사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순간, 어머니의 눈이 빨개졌고 그 이후 서로 대화가 잘 이루어지며 어머니와 힘을 합하여 아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아이의 상황이 어떨지라도 사랑으로 품을 때 하나님께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

학교를 옮길 때마다 ‘컴앤씨’ 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어 복음을 전하며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했다. 대부분 학교에서 학교행사로 넣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행사를 통해 눈물로 기도한 모든 것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사랑으로 승리하게 해 주셨다. 조건 없이 사랑하는 아이들, 다 주고 싶은 아이들, 내 마음을 뜨겁게 해 주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내게 가장 큰 행복이다.

어떤 아이들도 복음이면 다 해결된다. 예수님의 부활로 나 같은 차도녀를 변화시키시고, 학교에서 만나는 귀한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황창환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