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 고통으로 내몬 정권에 또 5년 맡길건가”

입력 2022-02-16 04: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 쥔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는 부패와 무능으로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든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유세지마다 현 정권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켰다. 윤 후보는 “지난 5년간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하며 “그 밥에 그 나물인 민주당에 또 정권을 5년간 맡기겠느냐”고 외쳤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대전과 대구, 부산으로 내려가며 유세를 펼쳤다.

청계광장 출정식에서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에서 세금은 오를 대로 오르고 월급봉투는 비었고 나랏빚은 1000조가 넘어갔다”며 “그런데 집값, 일자리, 코로나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게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나서서 많은 국정 현안에 대해 궁금해하는 국민의 의견을 듣고 경청하겠다”며 “탁상머리와 철 지난 이념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와 실력 있는 사람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며 “무엇보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첫 지역 유세지는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였다. 출마 선언 때부터 ‘충청 대망론’을 띄웠던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 윤석열이 여러분을 찾아뵈러 왔다”며 “정치를 시작하고 첫 번째로 대전을 찾았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오늘도 대전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누가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고 정직하고 집념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후보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크게 연호했다.

윤 후보는 대전에 이어 대구를 찾았다. 대구에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처음으로 유세차에 올라 윤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홍 의원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30년간 소외됐던 대구·경북(TK)이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구미공단의 스마트화 등 지역발전 약속을 요구하자 윤 후보가 “네, 형님”이라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윤 후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구와 인연을 맺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던 경험을 거론하며 대구와의 접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을 “민주당 정권 5년으로 망가진 대한민국,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단단히) 해야 하는 선거”로 규정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지인 부산에도 대규모 인파가 운집했다. 윤 후보의 발언도 거침없었다. 그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부산이 초라하고 재미가 없느냐. 부산은 멋진 도시”라며 “이런 배은망덕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도 높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가리켜 “불법과 반칙의 달인”이라며 “표 떨어지는 것 같으면 말이 바뀐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첫 공개회동을 갖는다. 홍준표 의원의 지원 사격에 이어 유 전 의원의 합류까지 더해질 경우 국민의힘 ‘원팀’ 퍼즐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대구·부산=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