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27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1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쟁이 실제로 발발하면 금융시장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94포인트(1.03%) 하락한 2676.54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달 28일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27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2.87포인트(1.51%) 내린 839.92를 나타냈다. 2020년 11월 17일(837.47) 이후 455일 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대비 8.70원 오른 1199.80원을 기록하며 1200원에 근접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3%(880원) 오른 7만2270원을 기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며 금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긴축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하면 ‘쇼크’ 수준의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이 마비되고 유가가 폭등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안그래도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생산은 감소하는데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