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호적 상태로 살아온 사실이 드러나 도민 사회에 충격을 안긴 제주 세 자매가 15일 드디어 출생신고를 마치고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았다.
제주 제주시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로 20년 이상 살아온 세 자매의 출생신고가 이뤄짐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 기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각각 16, 23, 25세인 세 자매는 지난해 부친 사망신고 과정에서 무호적 상태인 것이 드러났다. 큰 딸이 어머니(45)에게 언제 출생신고를 해줄 건지 물었고 어머니가 센터 측에 출생신고 절차를 문의하면서다. 사망자 호적에 자녀가 없는 것을 확인한 주민센터 측은 세 자매가 모두 무호적 상태인 것을 알게 됐다.
자매 어머니는 주민센터와의 면담에서 세 자녀 모두 집에서 출산했고 출산 후 몸이 안 좋아 바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주시는 임시주민번호 부여를 위해 성인 자녀 2명의 지문을 채취하고 출생신고 등 후속 절차를 지원했다.
최근 제주지방법원은 모친과 세 자매 간 친자 확인 작업을 거쳐 출생확인서를 발급했다. 15일 모친이 거주지에 출생신고를 마치자 같은 날 제주시도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작업을 시작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 자매가 지역 사회의 정식 구성원으로 권리와 의무를 함께 누리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들 세 자매 사례를 계기로 4월 15일까지 행정·복지 사각지대 도민 발굴 특별 실태조사를 벌인다고 이날 밝혔다. 발굴 대상은 출생 미신고, 단전·단수 등 위기 징후 가구, 아동방임, 비닐하우스 등 주거 취약가구 등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