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해마다 새 모델은 나오지만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이 없기 때문에 100만원을 훌쩍 넘는 돈을 들여 스마트폰을 자주 바꿀 이유가 줄고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 등의 기후변화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가능하면 제품을 오래 쓰는 게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대응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횟수를 늘리거나, 중고폰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자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원 UI’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최대 4차례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일부 기기를 대상으로 3차례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는데, 이를 1차례 더 늘린 것이다. OS 업그레이드가 통상 1년에 1번이라는 걸 고려하면 최소 4년간 지원을 약속하는 셈이다.
4차례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기기는 갤럭시 S22 울트라·S22+·S22, S21 울트라·울트라·S21+·S21, Z폴드3, Z플립3, 탭 S8 울트라·S8+·S8 등이다. 사용자들이 해당 갤럭시 기기의 최신 사용자 경험을 더욱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보안 업데이트도 최대 5년 제공할 예정이다.
애플은 아이폰 6s 이후 출시한 모든 아이폰에 최신 OS인 ‘iOS 15’를 지원하고 있다. 아이폰 6s는 2015년 출시된 모델이다. OS 지원을 6년 이상 하고 있는 셈이다. 샤오미도 지난해 샤오미 11T를 발표하면서 3번의 OS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24개월 약정 중심이었던 통신사의 할부 프로그램도 바뀌고 있다. IT매체 더 버지는 미국 버라이즌이 앞으로 모든 스마트폰 할부를 36개월로만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4개월이나 30개월 약정은 모두 없어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36개월 이상 할부 판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지원금과 선택약정은 24개월 기준으로 한다.
중고폰 시장이 커지는 것도 스마트폰 사용 주기가 길어지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19년 2억6700만대에서 2023년 3억329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들도 중고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19년 중고폰 전문기업 금강시스템즈 지분 20%를 인수하며 ‘민팃’ 브랜드로 시장에 진입했다. 민팃은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에서 분사했다. 민팃은 중고기기 재활용을 통해 176억원 규모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지난해 9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제휴를 맺고 중고폰 브랜드 ‘민트폰’을 선보였다. KT 유통전문 자회사 KT M&S는 중고폰 거래 플랫폼 ‘굿바이’를 지난해 10월 런칭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