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으로 기독교는 정말 성장하고 있을까.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세계 기독교 현황 보고서’는 기독교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의 허와 실을 짚고 있다. 보고서는 종교 인구 조사로 얻은 통계를 바탕으로 기독교 성장 흐름과 주목해야 할 6가지 우려를 조명했다.
우선 기독교 성장과 세계 인구 증가세의 상관관계다. 기독교가 현재 1.17%의 성장률을 보이지만 세계 인구가 1.18%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 지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0세기에 접어들었던 1901년 당시 전 세계 기독교인 비율은 34.5%였지만 21세기를 맞은 2001년엔 그 수치가 32.2%로 감소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두 번째는 타 종교 성장세와의 비교다. 보고서는 이슬람교(1.93%)가 지난 120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에 비해 기독교(1.18%)는 시크교(힌두와 이슬람이 혼재된 종교·1.52%) 힌두교(1.21%)에 비해서도 성장세가 느린 편이라고 분석했다.
대륙별 통계에서는 우려가 더 커진다. 보고서에서 인구증가율보다 높은 기독교 성장률을 보인 대륙은 아프리카(2.77%)와 아시아(1.5%)뿐이었다. 라틴아메리카(1.09%) 오세아니아(0.73%) 북아메리카(0.27%)는 더딘 성장세를 보였고 유럽(0.06%)에서는 기독교가 거의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의 기독교 설문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의 애런 얼스 에디터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폭발적인 성장이 없었다면 복음화율은 정체되고 기독교인의 비율도 급격히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기독교인들은 각국의 도시로 향하고 있지만 기독교 성장세는 도시가 성장하는 만큼 빠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도시 인구 증가율은 2.11%이며 세계 인구 절반 이상(57%)이 도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거주자 중 기독교인 증가율은 1.5%에 그쳤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우려는 대다수 비기독교인이 여전히 기독교인을 알지 못한다는 점과 미전도 인구 증가 추세다. 보고서는 전 세계 비기독교인 5명 중 4명 이상(81.7%)이 기독교인에 대해 모른 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얼스 에디터는 “비기독교인 5명 중 4명 이상은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으며 기독교인과 관계를 맺어 본 경험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미전도 인구가 27억 5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