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하면서 요즘처럼 절실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을 떠나 포스트모더니즘을 필두로 한 맘모니즘과 세속주의, 쾌락주의, 이기주의 등 거대한 시대 풍조들이 교회를 향해 도전해 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목회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주일예배를 드리며 선포하는 설교 말씀이 과연 성도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고민도 참 많이 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상담목회 전문가인 김대동 목사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여러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성경153올람’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구미교회에서 김 목사를 만나 이 운동의 의미와 효과 등을 물었다.
-‘성경153올람’ 운동은 어떤 운동인가. 잘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해 달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운동이다. 신앙의 본질이란 성도들이 성경적 가치관을 배워 그 가치관대로 사는 것이다. 또한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신앙이 제대로 전수되는 것이다. 성경153올람 운동은 이처럼 성도들로 하여금 기독교적 가치관대로 살게 하고, 다음 세대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분당 구미교회만의 운동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신앙 회복 운동이다.”
-성경153올람 운동에서 ‘올람’의 의미는.
“‘올람’은 예레미야 6장 16절에 나오는 표현이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가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는 구절에서 ‘옛적 길’로 번역된 단어의 히브리어가 ‘올람’이다. 그래서 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 때부터 정해 놓으신 길이고 인간이 걸어가야 할 본래의 길이며 하나님의 원래 계획(original design)이다.”
-이 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절대적 가치관이 무너지고, 더불어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신앙생활은 취미생활, 학교생활, 직장생활 등과 같이 여럿 가운데 하나처럼 돼버렸다. 이로써 절대적 신앙이 상대적 신앙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그 영향은 교회 구성원의 연령별 분포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장년층보다 어린아이들이 많은 피라미드형 구조였는데, 지금은 장년층이 훨씬 많은 역피라미드형 구조로 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은 장래에는 노년층만 가득하고 젊은 층이 사라지는 ‘T자형’ 구조가 되고 말 것이다. 그만큼 다음 세대의 신앙문제는 심각하다. 이런 때에 분당 구미교회는 성도들에게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게 하고, 다음 세대의 신앙 계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경153올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운동을 전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몇 년 전에 예배를 마치고 강단에서 내려오는데 자꾸만 ‘내가 선포한 말씀을 듣고 성도들이 변화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성도들의 삶에 밀려오는 거대 시대풍조들의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와 더불어 다음 세대 문제를 안고 씨름하다 성경153올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어떻게 이 운동을 전개하는지 설명해 달라.
“성경153 올람 운동은 신앙의 원천인 성경을 전체적으로 살펴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153개의 본문을 선정하고 이를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풀어냈다. 153개의 핵심 본문을 3년 동안 매 주일 설교 말씀으로 선포한다. 이렇게 선포된 말씀은 한 주 후 가정예배문으로 만들어 성도에게 제공한다. 그러면 성도는 이미 한 주간 동안 삶의 자리에서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다시 한번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말씀을 상기하고 은혜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가정예배를 드린 주간 금요일에는 설교 말씀을 간략히 요약해 삶에 적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람 편지’를 작성해 보낸다. 이 올람 편지를 보면서 성도는 또다시 기독교적 가치관을 마음에 새기며, 말씀을 따라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운동은 여러 교회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 이 운동은 교회 전체의 운동이 되도록 해야 하며, 교회학교까지 동일한 주제로 매 주일 말씀을 선포해 온 세대가 같은 말씀을 통해 은혜받고, 동일한 가치관을 얻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53이란 숫자가 눈에 띄는데.
“153은 요한복음 21장에서 부활의 주님께서 실망과 좌절에 빠진 제자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가득 잡아 올렸던 물고기의 숫자이다. 이것은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말씀을 믿고 순종하기만 하면 상상할 수 없는 큰 은혜를 입게 해 주신다는 의미다. 그래서 153은 그 사실을 마음에 새겨 은혜의 말씀을 붙잡고 우리의 내면을 하나님의 가치관으로 가득 채우자는 것이다.”
-구미교회가 먼저 이 운동을 펼쳤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나.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 운동은 코로나19 시대에 시의적절한 운동이 됐다. 가정예배를 강조해도 무리가 없었고, 지금은 놀랍게도 성도 가운데 약 70%가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가정예배가 진행되면서 각 가정의 많은 간증을 듣게 됐다. 자녀들이 신앙으로 변화되는 모습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좋은 변화까지 일어났다. 한 집사님 가정은 자녀가 교회도 잘 나가지 않고 신앙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가정예배를 드리자는 소리를 쉽게 하지 못해 오랜 시간 기도했다. 그리고 용기를 내 제안했는데 의외로 자녀들이 흔쾌히 가정예배를 드리자고 했다. 그 후에 가정예배를 드리던 중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님은 회사에서 승진했다. 이때 자녀가 “아빠, 우리가 가정예배를 드리니까 하나님이 복주신 것 같아”라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격했다고 한다. 이것은 합격하고 승진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녀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고 우리 가정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을 고백한 위대한 사건이다. ‘가정예배는 흉내만 내어도 복을 받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가정예배를 통해 신앙이 전수되고, 대화의 시간이 늘어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운동에 동참하면 개발한 매뉴얼을 무료 제공한다고 들었다.
“이 운동을 주변의 목회자들께 소개하였는데, 다들 자세히 알려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그래서 성경153올람 운동을 체계화하여 매뉴얼 ‘이제 이 길밖에 없습니다’를 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이 운동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이 책을 받아든 많은 목회자가 공감해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구미교회는 누구든지 신청을 하면 무료로 이 책자를 발송해주고 있다. 동참지원서를 작성하면 그동안 구미교회가 개발한 모든 자료를 원본 파일로 제공한다. 설교 요약문, 가정 예배문, 올람 편지, 153주제 팸플릿, 가정 예배드리는 법, 가정예배 결심서, 로고, 주제가 악보 및 음원, 더 기프트 박스 엽서 및 스티커 등 모든 자료를 원본으로 제공한다. 각 교회가 형편에 따라 얼마든지 편집해 사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앞으로 계획과 바람은.
“성경153 올람 운동은 이 시대에 가장 본질적이고 성경적인 운동이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목회자 초청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 전체가 기독교적 가치관을 공고히 하고, 신앙의 다음 세대를 든든히 세워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 운동이 한국교회 안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성남=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