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감당할 시험 밖에는 안 주시잖아요… “이런 상투적 위로 하지 마세요”

입력 2022-02-16 03:04
게티이미지

“힘내세요. 하나님은 감당할 시험 밖에는 안 주시잖아요….” 주위에 이 성경 구절(고전 10:13)을 내밀면서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 적이 있다면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15일 영국 기독교 잡지인 ‘프리미어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따르면 유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앤디 카인드 목사는 최근 ‘그리스도인들이 삼가야 할 5가지 상투적 위로’를 제목으로 한 기고문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시험(temptation)은 유혹에 관한 구절이지 외부적 고난에 대한 구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대부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너무나 자주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을 경험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예상치 못한 실직 등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인드 목사는 “하나님의 약속은 어떤 고통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곧 나아질 거예요’ 같은 메시지를 남발한 적이 없는지도 돌아보자. 덕담으로 건넨 말이지만 막연한 낙관주의에 기댄 공허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카인드 목사는 “하나님은 우리를 지켜주시는 분인 동시에 우리 인생에 있어서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다양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신 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님은 네가 행복하기만을 원하신다’는 말 또한 성경적이라 보기 어렵다. 카인드 목사는 “‘설탕’을 그냥 먹는 걸 권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당신이 ‘그냥’ 행복하기만을 원하지 않으신다”면서 “행복은 인간의 많은 감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균형 잡힌 영적 식단의 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을 위해 더 나은 누군가를 준비시켜 놓으셨다’ 등의 메시지 또한 자칫 하나님의 존재를 도외시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카인드 목사는 “하나님은 모든 환난 가운데 우리를 위로하시며,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도록 하셨다(고후 1:3~4)”면서 “위로를 건넬 때 상투적인 말은 삼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