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공간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농업 분야도 변혁의 시기를 맞는 가운데 경북도가 농업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우선 농업생산 분야에서는 첨단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팜’ ‘식물공장’ 및 ‘정밀농업장비’를 확대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일명 ‘화이트칼라 농업인’을 집중 육성하고 기후변화에도 대응한다.
유통소비 분야에서는 지역 공공 배달앱 등과 협력해 수요자 중심의 신개념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촘촘한 유통망을 확보해 나간다. 농촌공간 분야에서도 치유 농업의 확산과 일과 휴양을 병행하는 힐링 워크의 본격화를 통해 정주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산업 가치를 창출하는 변화의 공간으로 리셋한다.
경북도는 이같은 농업 대전환을 이끌기 위해 크게 4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길을 열어 2030년까지 농업을 첨단산업화 하고 농촌을 힐링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간다.
첫째, 화이트칼라 농업인육성으로 경북농업 스마트화율을 50%까지 상향한다. 도는 기존 농업에 빅 데이터, 5G기술,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생산성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기반 농업플랫폼을 만든다.
이어 이를 능숙하게 다뤄 품목별 1억원 이상의 농산물을 생산해 내는 화이트칼라 농업인(경북형 스마트파머) 육성을 통해 지난해 3.1% 수준이던 시설온실의 스마트화율을 2030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비닐온실(약 8,700여㏊)에 ICT장비(센서, 제어장치 등)를 결합하고 데이터 기반 농업플랫폼을 연결하는 1.5세대 스마트화를 통해 저비용으로 신속한 스마트화를 진행한다. 또 청년농업인 등 신규로 창농하는 농업인들은 창농 시부터 농어촌진흥기금 등 농업 자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완벽한 환경제어가 가능한 2세대 스마트 팜으로 만들어 간다.
이러한 ICT 장비와 데이터 등 스마트 팜 운영에 능숙한 화이트칼라 농업인 육성을 위해 지난해 준공된 경상북도 스마트 팜 혁신 밸리 교육과정 강화와 스마트 팜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간다.
둘째, 4차 산업기술을 반영한 데이터 기반 상생형 유통 플랫폼 구축한다. 비대면 소비 문화가 일반화 되면서 지자체 별로 공공 배달앱 출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북도와 대구시도 각각 ‘먹깨비’와 ‘대구로’를 출시해 입점 업체와 회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지역기반 공공 배달앱을 활용해 전국 최초로 수요자 중심의 직거래 시스템인 ‘데이터 기반 상생형 유통 플랫폼’을 구축해 나간다. 이를 통해 공공 배달앱 입점업체에 신속하게 식재료를 공급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신선하고 저렴한 로컬푸드를 소량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갖춰 기존의 공적 유통망의 문제점인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공공배달앱은 회원 만족도와 이용률을 높이는 상생 체계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경북 고향장터 ‘사이소’도 4차 산업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팜과의 연결 체계 구축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농산물 전문 쇼핑몰로 키워 나간다.
신공항 인근지역에 농·식품 개발가공과 물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푸드 밸리’를 조성해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이 신속하게 해외로 수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셋째, 아열대작물 육성으로 기후변화를 기회로 전환한다. 경북은 전국 과일 생산량의 31%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과일 최대 주산지이자 비타민 창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경북의 과수 산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경부 보고서에 따르면 1880년부터 2012년까지 지구 평균 지표 온도는 0.85도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1.8도나 상승하고 있어 과수 주산지 경북의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북도는 기후변화를 기회로 활용하고 아열대작물을 농가 신 소득 작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경북 아열대작물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경상북도 아열대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농업인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등 사전 절차를 마무리했다.
도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경북 최초로 지역별로 집단화 된 아열대작물 전문 단지 3개소(개소 당 1㏊ 이상) 조성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28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총 19개의 전문단지를 조성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넷째, 농촌을 거주의 공간에서 힐링의 공간으로 바꾼다. 현재까지 생산과 주거 공간에 한정된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는 농촌 공간을 휴양, 관광, 치유, 돌봄, 문화, 복지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가치의 힐링 공간으로 혁신시켜 나간다.
우선 도에서 지역별로 조성한 20개소의 치유농장과 올해 중앙공모 준비 중인 농촌형 통합 케어팜 밸리를 변화의 혁신거점화해 도내 전 지역으로 확산한다.
기존 체험마을을 온 가족이 머물며 일과 휴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워크(Healing-Work)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 도시와 상생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을 창출해 간다. 힐링 워크는 휴양마을에 업무가 가능한 네트워크 설비와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 개념으로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필요하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을 지향하는 기업들에게 근로자의 복지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농업 변환 함께 화이트칼라 농업인 집중 육성 계획”
이철우 경북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성공하는 농업, 가치 있는 농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이철우(사진) 경북지사는 경북 농업을 디지털 농산업으로 대전환시켜 변화를 먼저 이끌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15일 강조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 일문일답.
-경북 농업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경상북도는 전국 농가 수 1위, 농업 생산 1위의 농도이다. 대한민국의 식탁을 책임지는 식량기지라 말할 수 있다. 현실은 안팎의 어려움에 처해 있고 주력 산업의 변방으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개척할 부분도 많고 가치 창출의 기회도 많은 곳이 농촌이고 농업이다. 경상북도는 사라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만들기 위해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스마트농업 육성, 유통 혁신 같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 대전환의 필요성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기술이 일반화 되는 추세다. 농업도 스마트팜, 디지털 마케팅, 산업 간 융·복합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탄소중립으로의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농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식량안보를 지키는 산업으로서도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에 농업의 대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다.”
-경상북도 농업 대전환의 방향은?
“농업 대전환의 기본 방향은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공간으로’ 재창출하는 것이다. 핵심은 사람, 기술, 유통, 공간의 대전환에 맞춰져 있다. 데이터기반 스마트농업으로 변환과 함께 화이트칼라 농업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공공 배달앱 등의 신개념 유통망 확보하고 신공항을 거점으로 지역의 농산물을 수출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것이다. 지금껏 생산의 공간으로만 인식했던 농촌을 생산에 주거, 치유와 휴양, 문화와 복지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작정이다.”
-미래 경북농업의 준비는?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농업이 미래에 가장 유망한 산업이 될 것’이라고 한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 농업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경상북도는 성공하는 농업, 가치 있는 농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대전환의 시대에 맞춰 새롭게 일어서려는 경북의 노력에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