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한 조각이 2000만원… 유통업계도 빠진 NFT 시장

입력 2022-02-15 04:07
피자헛캐나다가 지난해 3월 NFT 거래 플랫폼 레어러블을 통해 발행한 픽셀 모양 피자 NFT(왼쪽)와 프링글스가 발행한 ‘크립토 크리스프’ 맛 NFT(오른쪽). 레어러블 캡처

유통업계가 앞다퉈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사 제품이나 관련 이미지를 희소성 있는 NFT로 만들어 사람들의 소유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NFT 1만개를 발행하고 추첨을 통해 고객에게 증정한다. 마스코트인 ‘치빡이’ 이미지를 이용할 예정이다. BBQ는 NFT 소유 고객에 한정해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매장 이용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희소성과 유일성으로 소장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NFT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식품업계에선 NFT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피자헛캐나다는 지난해 NFT 거래 플랫폼 레어러블을 통해 픽셀 모양의 피자 NFT를 선보였다. 당초 피자 한 입 가격인 0.0001이더리움(약 350원)에 발행됐지만 최근 7이더리움(약 245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실제 피자 가격의 수백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프링글스도 지난해 ‘맛볼 수는 없지만 즐길 수 있는’ 크립토 크리스프 맛 프링글스 NFT 50개를 발행했다. 실제 상품 가격과 동일한 2달러에서 시작해 입찰가가 2113달러까지 뛰었다.

나이키, 갭(GAP), 언더아머 등 패션업계도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아디다스는 지난해 12월 NFT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와 손잡고 NFT를 발매했다. NFT 시장에서 몸값이 높은 지루한 표정의 원숭이 캐릭터가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이미지다. 아디다스는 3만개를 개당 약 91만원에 판매해 총 2300만 달러(274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가상의류 브랜드가 등장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0일 업계 최초로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 ‘LOV-F(life of virtual fashion)’를 론칭했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를 비롯해 쇼호스트가 롱 코트 등 가상 의류를 착장하고 소개하기도 한다. 롯데홈쇼핑은 4월 중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NFT 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서 LOV-F에 대한 상품 소유권을 보증하고, NFT 기술을 도입해 실물 상품과 연계해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향후 IP(자체 지적재산권)를 활용한 NFT콘텐츠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홈쇼핑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 커머스 회사로 도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