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9~20일 시작해 9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K리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일정이 11월로 잡히면서 여느 때보다 2주 가까이 이른 시점에 시작하게 됐다.
각 구단의 사령탑들은 우승,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파이널A 등 다른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K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리그가 개막하는 만큼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온라인상으로만 진행했지만, 올해는 감독과 선수가 직접 참석했다. 성남 FC는 김남일 감독이 장염 증세로 불참해 김영광이 홀로 참석했다.
감독들은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 5연패를 달성한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은 “올해는 모든 대회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K리그 6연패와 ACL,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북과 양강 구도를 이루는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은 “저희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대구 FC 알렉산더 가마 감독은 “많은 분을 놀라게 하는 성적을 기대한다”고 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은 “현대가(家) 양강 구도를 깨는 팀이 되겠다”고 했다.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과 강원 FC의 최용수 감독은 “내년에 열리는 미디어데이에는 앞줄에 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미디어데이는 상위권 6팀이 앞줄에 앉고 나머지 팀이 뒷줄에 앉는 식으로 배치됐는데, 상위권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ACL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감독들은 K리그 우승팀을 예측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남일 감독을 제외하고 총 11팀 감독의 투표 결과, 전북이 5표를 얻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울산이 4표, 제주가 2표였다. 김천 상무 김태완 감독은 “5년간 우승했던 노하우와 김상식 감독의 영리한 전술이 더해지면 올해는 우승이 더 쉬울 것”이라고 했다. 전북의 대항마로 꼽히는 울산의 홍명보 감독도 “전북에겐 우승하는 기술이 있다”고 경계했다.
울산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FC 서울 안익수 감독은 “울산이 몇 번의 실수 속에 성공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그 계획이 잉태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 스토브리그를 가장 따뜻하게 보낸 제주에 대한 주목도도 높았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 영입 등으로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됐고, 올 시즌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제주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감독들은 이번 시즌은 이른 시점에 시작하는 만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개막전 등 초반 팀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홍명보 감독은 “좋은 스타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막전을 앞둔 감독들의 입심 대결도 볼거리였다. 김상식 감독이 “지난해 수원 FC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배로 갚아 주겠다”고 하자 김도균 수원 FC 감독은 “매운맛 안 봤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박건하 수원 삼성 감독은 “인천의 징크스가 이어지게 하겠다”고 도발했다. 인천이 개막전 승리가 없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예전부터 징크스를 많이 깼다. 이번에도 깨겠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