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노멀 시대 준비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

입력 2022-02-15 04:01
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됐다. 다음 달 8일 자정까지 22일 동안 펼쳐질 레이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서 대진표도 완성됐다.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막 올라

대선은 대한민국 향후 5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적 행사다. 다음 달 9일 누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가 정책이 달라지고,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의 선행지표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는 없다. 그중에서도 이번 대선의 역사적 의미는 막중하다. 머지않아 코로나 위기 이후 도래할 뉴노멀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안착할 수 있을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초점이 미래 비전 제시에 맞춰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여야의 말과 행동은 이러한 시대정신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 시대정신은 고사하고 코로나에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는 비전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과거의 허물을 들추는 데 집중했다. 후보와 그 가족을 둘러싼 계속된 의혹 제기에 후보들의 사과 릴레이가 이어졌다.

비호감 선거에 투표율 낮아질까 우려

국민은 사상처음 후보 부인들이 사과하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봐야 했다. 급기야 역대급 비호감 선거에 투표율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직 시간은 있다.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는 낡은 도식으론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유권자의 관심은 그보다 누가 민생과 경제 회복의 적임자인가에 쏠려 있다. 여기에 더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남북 및 한·중, 한·일관계를 개선할 외교적 안목과 식견을 갖춘 리더십을 원한다.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 등을 더한다면 금상첨화다. 새로운 사실이 있으면 모르나 후보와 후보 부인을 둘러싼 더 이상의 도덕성 공방은 무익하다. 그런 만큼 이제 미래로 승부를 볼 때다.

이번 대선에서도 여러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풍 같은 외부 요인이 개입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재적 변수는 복잡다단해졌다. 한국 정치를 오랫동안 왜곡시킨 지역변수가 최근 들어 완화 조짐을 보이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반면 젠더갈등은 우려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 대선이 자칫 성대결의 장으로 변질될 경우 그것이 한국 정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지역감정만큼이나 치명적이다.

유권자 관심, 과거 아닌 미래에 있어

단일화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세 후보의 완주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세 후보 모두 완주를 장담하고 있으나 단일화 및 중도사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결선투표제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 20대 대선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 2위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역대 선거에 비해 한 표의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