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남초’ 집단인 기획재정부에서 젊은 여성 과장들이 국제기구에서 요직을 맡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최지영 녹색기후기획과장(행정고시 46회)은 지난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선발됐다. 한국인이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에 선발된 것은 성별을 불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OECD 금융시장위원회는 안정적인 글로벌 금융 체계를 마련하고 운영하기 위해 1969년 11월 창설된 기구다. 글로벌 금융시장 발전 모니터링과 경제적 영향 분석, 정책 영향 보고서 발간, 통계 및 모범사례 공유, 이사회 권고 사항 마련 등 업무를 수행한다. 금융시장위원회 운영위원이 되면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제 설정 등 단계에서 한국 입장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
이영주 국제조세제도과장(45회)도 지난해 7월부터 국제연합(UN)에서 조세전문가위원회 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2025년까지 4년 임기로 위원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세전문가위원회는 세계 각국 25인의 조세전문가로 구성된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전문가 기구다. 주로 UN 모델조약 제·개정과 각종 조세 관련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 인사가 조세전문가위원회에 진출한 것은 이경근 전 국제조세과장, 안세준 전 국제조세제도과장 이후 세 번째이지만 여성으로선 처음이다. 이 과장의 위원회 참여로 향후 UN의 조세 분야 국제규범 논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세 논의 등 국제조세 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국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앞서 정여진 청년정책과장(46회)도 2016년부터 4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다. 당시 정 과장은 서기관 신분으로 IMF 이코노미스트에 직접 지원해 선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