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하겠다던 안철수 왜?… “독자 승리 불가능 판단”

입력 2022-02-14 04:0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야권 단일화 승부수를 던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최근 지지율 정체로 독자적인 힘으로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중도층의 지지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으로 여론조사 단일화를 실시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일합을 겨뤄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여론조사 단일화 경쟁에 패배해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정부에서 지분이 보장될 것이라고 계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야권 단일화 없이 치러진 대선에서 윤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안 후보가 입을 정치적 타격은 크다”며 “안 후보 입장에선 없어도 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입지가 축소될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야권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분석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상황이라 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해도 독자적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영남권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참여해 역선택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며 “안 후보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다른 의원은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실망감을 느낀 중도층이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믿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단일화 승부에서 패배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계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수 한양대 정외과 교수는 “단일화를 통해 정권이 교체될 경우 안 후보는 차기 정부에 대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며 “책임총리직이나 내각 구성권을 요구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런 힘을 바탕으로 2027년 차기 대선에 나가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구승은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