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 출신인 여자 스켈레톤 김은지(30·강원BS경기연맹)가 12일 첫 올림픽 무대 도전을 마쳤다.
김은지는 이날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3차 시기 합계 3분09초79를 기록했다. 25명의 선수 중 23위였다. 4차 시기는 3차 시기까지 합쳐 20위 안에 드는 선수만 진출한다. 김은지는 3차 시기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은지는 3차 시기를 마친 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장갑에 적은 문구를 중계 카메라에 내보이며 활짝 웃었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은지의 장갑 사진을 공유하면서 “정말 멋있다” “이런 선수들이 진짜 국가대표다” “종목 전향까지 하고 서른 살에 첫 올림픽 출전이라니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은지는 육상 멀리뛰기 출신이다. 20대 중반에 접어들어 은퇴를 고민하다가 2017년 스켈레톤으로 전향했다. 하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평창 대회에서는 국가대표로 뛰지 못하고 트랙을 미리 타 보며 상태를 점검하는 시범경기 선수 포러너(전주자)로 활동했다. 평창 대회에는 한국 여자 스켈레톤 최초로 정소피아가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김은지는 재활을 거쳐 국가대표로 복귀했다. 2020년 1월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북아메리카컵에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발목 부상을 입어 피나는 재활의 시간을 보낸 후 올림픽 무대에 섰다.
김은지는 선수로서는 늦은 나이인 20대 중반에 종목을 전향하고도 올림픽에 출전했다. 비록 4차 시기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스켈레톤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부상을 딛고 컵대회 등을 거쳐 올림픽에 출전한 것 자체만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켈레톤 금메달은 합계 4분07초62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독일의 한나 나이제가 차지했다. 독일은 루지 4종목과 남녀 스켈레톤 2종목 등 썰매에서 나온 6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한 나라가 루지와 스켈레톤 전 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메달은 재클린 내러콧, 동메달은 네덜란드의 킴벌리 보스에게 돌아갔다. 내러콧은 호주인으로는 처음 썰매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