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회담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전 열린 것으로, 하야시 외무상 취임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다. 회담은 이날 정오부터 40분가량 이어졌다.
외교부는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 장관은 한·일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역사 인식은 과거 한·일 간 대표적 회담·성명·선언에서도 공유돼 온 것임을 지적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정 장관은 강제 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당국 간 협의를 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은 강제 징용 판결 등에 대해 해법을 찾자며 대화에 적극적이었지만 일본은 ‘한국이 해결책을 가져오라’며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외교부는 특히 정 장관이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등재 시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의 특정 산업을 겨냥해 취해진 일본의 조치가 현재 한·미·일 간 세계 공급망 안전 강화 협의와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양국 교류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을 위한 대북 대화의 필요성 및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