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선교국이 펴낸
‘교회 개척과 성장을 돕는 개척 레시피 2’ 속 두 사례
양홍석 목사가 경기도 용인 한 아파트 단지 상가 2층에 다릿목교회를 개척한 것은 2015년 11월이었다.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 방법을 고민했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4개월 뒤인 이듬해 3월, 양 목사는 점심을 먹기 전 감사기도를 하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밥이 넘어가냐?” 그는 곧바로 교회에 뒹굴고 있던 전도지와 전도용품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6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시간이면 동네를 돌며 전도용품을 나눠주고 있다.
7년 전 출석 교인이 아무도 없던 다릿목교회는 현재 50명 규모의 교회로 성장했다. 주효했던 부흥 전략은 ‘공간’을 전도의 도구로 활용한 것이었다. 예컨대 이 교회는 예배당 한쪽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었고 여름에는 상가 옥상에 ‘프라이빗 수영장’을 차렸다. 수영장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하루 한 팀만 이용 가능한 시설이었는데 당근마켓에 광고를 올리자 한 달 치 예약이 순식간에 꽉 찼다고 한다. 양 목사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목회자들이 자신이 가진 책을 오픈된 공간에 풀어놓기만 해도 주민을 위한 도서관이 만들어진다”며 “다른 교회도 ‘공간’을 전도에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릿목교회의 부흥 스토리는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이 내놓은 자료집 ‘교회 개척과 성장을 돕는 개척 레시피 2’(이하 개척 레시피 2)에 담겨 있다. 지난해 1월 같은 제목으로 내놓은 자료집을 잇는 후속작으로 자료집엔 열정적인 선교나 전도, 이색적인 사역을 통해 자립에 성공한 작은 교회 10곳의 사례가 실려 있다.
서울 마포구 꿈의교회(신동훈 목사)도 그런 경우다. 신동훈 목사가 꿈의교회 담임자가 된 건 2014년으로 그는 전임자의 유학으로 공석이 생기자 ‘아무 준비도 없이 얼떨결에’ 이 교회 담임목사가 됐다. 당시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는 성도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신 목사는 재적 교인의 특징부터 살폈는데 이런 키워드가 나왔다 한다. ‘서울’ ‘중산층’ ‘젊은 부부’ ‘자녀’…. 신 목사는 이들의 열정과 정체성 회복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초창기에는 거리 전도를 비롯한 어떤 행사도 열지 않았다. 기존 교인들과 예배하고 교제하면서 결속을 다지는 데만 집중했다.
그다음 이뤄진 것은 ‘교회 브랜딩’이었다. 신 목사는 교회 맞은편 카페에 앉아 진종일 교회를 바라봤다. 행인 중 누가 교회에 눈길을 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신 목사는 세련된 형태로 교회 로고를 새로 만들었다. 현수막이나 출력물을 제작할 때도 정성을 쏟았다. 전도지는 고급 용지를 사용해 두껍게 만들어, 관심 있는 이들에게만 전달했다. 전도할 때는 흔한 물티슈 등은 건네지 않고 장미꽃을 선물했다. 작은 교회는 잘하는 사역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공식도 따르지 않았다. 예배 선교 교육 봉사 교제 같은 교회의 모든 기능이 온전히 작동할 수 있도록 힘썼다. 그 결과 현재 교회 출석 인원은 40명 수준으로 늘었다.
신 목사는 개척 레시피 2에 이렇게 적었다. “단순한 열정으로 개척교회를 시작한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쫓아다니며 말리고 싶다. 그러나 반대로 모두가 준비된 상태로 개척을 시작한다면 (실패하는 교회가) 전부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가보면 알게 되고, 걷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특별한 은혜와 도우심이 있다는 것이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임한다면 말이다.” 개척 레시피 2는 기감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