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2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과로 내세우는 성남시장 시절 각종 개발사업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반면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제시한 정책공약들의 허점을 공략하는 식으로 반격했다. 윤 후보가 “행정의 달인 맞나”고 묻고 이 후보가 “검사가 왜 이러나”고 따지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날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방송 6개사가 공동 주관한 TV토론에서는 윤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기본주택 정책으로 임대주택 100만채를 공약했는데, 대장동 개발에선 6.8%만 임대주택을 지었고, 백현동 개발에서도 임대주택 비율을 10분의 1로 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공약과 차이가 너무 나서 진정성이 있는 공약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는 “특정업자에게는 수천억 천문학적 이익을 주고, 수천명의 주민들은 위험한 데서 살게 하는 것이 공정한 행정이며, 본인이 경제 행정의 달인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정자동 두산건설 사옥신축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성남시 공공기관 부정채용 의혹까지 제기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사실이 아닌 얘기를 자꾸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해 “경찰에서 3년6개월 동안 국민의힘이 고발해서 자금 추적까지 다 했다”며 “사실을 갖고 얘기를 해야지 검사가 왜 그러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해명에 대해 윤 후보도 “사실이 아닌 말씀을 계속 한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제시한 공약에서 허점을 짚었다. 이 후보는 “지방에 불이익 시설을 배치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경제적으로 이득이 크지 않은 사드(THAAD)를 지방에 배치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배치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수도권 방어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지점을 선택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지역 언급을 피했다.
이 후보는 “원자력발전소 추가 설치도 말했는데, 그건 또 어디에 건설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현재 짓고 있는 건 다 짓겠다고 했지 추가로 새 지역에 건설한다고는 안 했다”고 답했다.
두 후보는 다른 정책에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이 후보가 “저는 일부만이라도 사법시험 체제를 부활시키자고 말하고 있는데 의견이 어떠냐”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변호사가 1년에 2000명이 나오고 취업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야간 로스쿨이라든지, 직업에 종사하다가 로스쿨에 갈 수 있는 특별전형, 장학금제도 등을 통해 기회 문을 넓히는 게 사시 부활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두고 맞붙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강성귀족노조는 반대하면서 노동이사제·타임오프제는 찬성한다”며 “소신과 철학이 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노동개혁이란 것도 대타협을 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너무 과도한 고용 보장이나 노동의 경직성은 유연하게 완화하고 이렇게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기업 임원 임금 한도를 설정하는 ‘살찐 고양이법’을 두고 이 후보와 논쟁했다. 이 후보는 심 후보 공약을 두고 “이념적으로 동의하는데 민간까지 하자는 거냐”며 “정의당의 이상과 가치는 존중하는데 이럴 때 보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현수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