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무능은 죄악” 이재명, 2차 토론 공세 전환 주목

입력 2022-02-11 00:04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빌딩에서 열린 노동정책 협약식에서 맞잡은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협약식에서 “친노동이 친경제이고 친기업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강조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열리는 2차 TV 토론회에서 ‘공세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로 ‘유능한 경제대통령’으로의 면모를 부각하는 기본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새로 제기된 의혹에는 공세적 태도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0일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는데, 명백한 근거들이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씨의 허위이력 논란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내에서는 윤 후보가 집권 시 문재인정부를 대상으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이상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후보도 이전보다 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빌딩에서 열린 정책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1일 TV토론 전략에 대한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위기의 시대에 유능한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의 무능은 죄악’이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말씀드리려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정책 능력 우위를 강조하는 한편 윤 후보는 무능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겠다는 의미다.

2차 TV토론의 주제가 청년정책과 코로나19 방역 및 위기극복 대책인 만큼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공세를 취하면 윤 후보 측도 세게 반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검사 윤석열’의 고압적 태도와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윤석열의 정치 보복’이 자연스럽게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을 시사해 준 덕분에 2차 TV토론 전략이 더 선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가 윤 후보와 선명한 각을 세울수록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않은 여권 지지층의 결집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가 지난 3일 1차 TV토론 때처럼 ‘대장동 의혹’을 거론할 경우 이번엔 분명한 ‘되치기’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1차 TV토론 이후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됐고, 박영수 전 특검 딸에게 11억원이 지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번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이 후보가 역공을 펼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공세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역으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태도 변화’도 TV토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선대위 내에서는 “일정이나 메시지에서 이 후보가 조급해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복수의 선대위 인사가 이 후보에게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후보는 한국노총 정책협약식에서 “친노동이 친경제이고 친기업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강조했다. 또 공중위생단체협의회 등 5개 직능단체와도 정책협약을 맺었다.

박재현 정현수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