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낼 때가 됐다” 유럽도 영국도 미국도 방역 완화

입력 2022-02-11 00:02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생장드뤼즈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를 거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프랑스는 공공장소 입장 인원 제한, 실외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의무를 해제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유럽 국가들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 방역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9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고무적인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코로나19 양성 판정 시 자가격리에 대한 법적 요건을 포함해 남은 국내 방역 지침을 한 달 일찍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19일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을 담은 ‘플랜B’ 종료 방침을 발표하면서 3월 말에 확진자 자가격리를 폐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오는 16일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를 열고 비필수 상점에 적용하고 있는 백신패스 제시 의무를 해제할 예정이다. 덴마크는 지난 1일 방역지침 대부분을 해제했으며 스웨덴도 이날부터 실내외 모임 인원 제한과 행사 참가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증명 의무 등을 해제했다. 프랑스도 3월 말~4월 초 백신 패스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선 주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해제하는 분위기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10일부터 사업장·점포에 대한 실내 마스크 의무화 지침을 해제하기로 했다. 뉴욕뿐 아니라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 비교적 엄격한 방역 수칙을 시행해오던 민주당 우세 주에서 마스크 의무화 해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급등했던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더는 신규 확진자 수에 심각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팬데믹 진정’ 국면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각국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대해 섣부른 판단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 영국 리즈대 스티븐 그리핀 박사는 영국 정부의 확진자 격리 ‘조기 폐지’ 계획을 두고 “공중 보건의 근본 원칙을 모두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방역 당국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마스크 지침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면서도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치가 여전히 높다. 현재 추세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아직 의무화 해제 시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니퍼 누조 존스홉킨스대 전염병학 교수는 “마스크 의무 착용의 득실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데이터, 전략적 및 정치적 요소가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