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유럽연합(EU) 집행위가 원전을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 가능한 녹색금융 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기준안을 확정하면서 경북도가 추진하는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 공사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국비 2700억 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 6540억 원을 들여 경주 감포읍 일원에 국내 SMR(소형모듈원자로) 연구 개발의 중추가 될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조성 공사가 2025년 완공 목표로 한창 진행 중이다.
경북도는 이번 EU 그린택소노미 발표로 ‘글로벌 초기 SMR 원전시장 선점’이라는 도의 계획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원자력 미 포함)가 수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을 무공해 전원으로 발표했고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SMR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도 EU 그린택소노미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며 “원자력에 대한 이 같은 재평가는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에 가까워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변동성도 보완할 수 있다는 원전의 장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바탕으로 SMR 제조, 소부장 기업 집적을 위한 SMR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에 SMR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IAEA 연계 국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조성과 국립 탄소 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등 각종 연계 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 생산에 적합한 SMR인 고온가스로(HTGR)를 활용해 미래 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연구 개발 기반도 구축하고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으로 수소 산업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타당성 연구 용역을 올해 마무리하고 산업부와 과기부 등 정부에 국비 반영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과거 원자력은 해외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기저 전력이었으며, 앞으로 국가 에너지 주권 확보와 탄소 중립 실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SMR 관련 산업과 일자리를 연계해 환동해 지역을 SMR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