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가 입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의 필요성은 높지만 신경전만 이어질 뿐 진전된 상황이 없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단일화 방식이다. 윤석열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9일 “지지율 차이가 4배 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말이 되는가”라며 “국민들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원하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은 여론조사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 안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에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힘을 실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협의를 통한 단일화는 힘들 것”이라며 “그건 안 후보가 항복하라는 얘기인데, 체면이 있으니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방법밖에 없다”고 답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형식적으로는 ‘통 큰 담판’과 속도 면에서는 ‘전격적인 단일화’에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밑으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할 생각이 없다”며 “단일화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하는 협상은 안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하게 되면 (단일화는) 느닷없이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 목사는 이날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안 후보에게 항복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되는 것”이라며 “야권 후보도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