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연결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나. 책은 독자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사람들은 충돌한다.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은 우리를 확증편향에 빠지게 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사람들을 연결시켰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 수익 창출에만 골몰할 뿐이다. 저자는 이같은 흐름을 기후온난화에 빗대 ‘소셜온난화’라고 명명했다. ‘온난화’라는 말을 붙인 것은 소셜미디어의 폐해가 매우 심각하고 지속적이며 어쩌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저자는 세 가지 요소가 상호 작용하면서 소셜온난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첫 번째 요소는 스마트폰이다. 아이폰 등장 이후 사람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대부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할 수 있게 됐고, SNS를 사용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사회적 단절을 감수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번째 요소는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엔 도덕 관념이 없다는 게 문제다. 사용자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극단주의자들은 서로를 더 잘 찾을 수 있게 됐다. 분노와 혐오의 말이 넘쳐나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세 번째 요소는 이런 현상에 대한 규제나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관리하는 성의를 보일 수는 있지만 통제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노출시켜 광고가 붙게 만드는 일이 그들에겐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 소셜네트워크는 허위 정보와 편가르기가 판을 치는 장이 된다.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주목받는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를 디지털 광고로 활용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둘러싸고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갈 순 없다. 하지만 소셜온난화 현상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 찰스 아서는 영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다. 인디펜던트와 가디언에서 30년 넘게 IT 분야 기자 생활을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