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성 사표를 낸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10일 퇴임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10일 오전 11시 소회의실에서 박 차장검사의 명예퇴임식을 연다. 박 차장검사가 지난달 25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16일 만이다. 그는 당시 “더 근무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박은정 성남지청장과 성남FC 수사 과정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후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 지청장이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수사무마 의혹으로 번졌다. 이런 와중에 법무부에서 그의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수사무마 의혹이 확산되자 수원지검에 경위 파악을 지시한 상태다. 수원지검은 경위 파악과 별개로 지난 7일 성남지청에 보완 수사 지휘를 내렸으며, 성남지청은 이튿날 분당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보고 불송치 결정을 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선 박 지청장의 박 차장검사 퇴임식 참석 여부를 주목한다. 내부 공지된 행사 일정에는 성남지청 부장검사 4명 등 10명이 참석한다고 기재돼 있다. 박 지청장 이름이 빠져 있어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청장이 불참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사직의 계기를 만든 박 지청장이 공로패를 전달하는 상황도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지청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박 차장검사의 사표에서 촉발된 성남FC 부실수사 의혹을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이어진다.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해 사건이 성남지청으로 왔지만 사건을 다시 경찰에 넘기면서 사실상 책임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선 전까지는 수사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한 시민단체가 박 지청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등 박 지청장에 대한 고발장 접수도 이어지고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