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직접적 이익 가져다줄 사람보다 하나님나라 질서 실현할 후보에게 한표를”

입력 2022-02-10 03:02
유권자들이 2020년 4월 서울 한 사전투표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대한 기독교계 주요 월간지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 이들은 기독교와 직결된 이익 추구보다는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를 보편적으로 실현할 후보를 선택하길 권했다.

채수일 경동교회 목사는 9일 ‘대통령 선거와 종교’를 특집으로 다룬 ‘기독교사상’ 권두언에서 “지금까지 선거 과정은 미래지향적 정책 대결보다는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적대적이고 극단적인 양극화를 노출하고 있다”며 “교회만큼은 어떤 선택이 팬데믹 시대에 우리나라의 미래와 인류를 위한 차선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는 같은 책에서 “개신교계는 특정 이념 및 정당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관행을 청산하고 이익집단의 한계를 넘어 보편적·공적 종교로 성숙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후보와 유권자 모두 이념의 족쇄에서 벗어나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현실적 해법을 모색하는 최초의 경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어 “개신교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성실히 감당하고, 신학자들은 이 시대에 적합한 한국적 공공신학을 수립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책임을 강조했다.

월간목회 박철홍 편집국장은 “후보자의 신앙을 떠나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기독교 사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리더를 선택해서 이익을 얻는 차원이 아니라 성경적 가치관을 기준으로 후보의 정치관과 공약을 살펴, 직무수행 기간 하나님 나라 질서가 이 땅에 실현되는 일을 도울 리더를 선택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병구 복음과상황 이사장은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자신과 인간 사이를 지배적 관계에서 교제적 관계로 정의하시고, 인간과 자연 사이도 착취 관계에서 돌봄 관계로 정의한다. 인간과 인간 관계도 서로 사랑하며 섬기라고 했다”며 “선거는 지배하고 통치하려는 왕권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제와 돌봄과 섬김으로 짐을 대신 질 대표를 지명하는 과정”이라고 봤다. 황 이사장은 “지도자는 통치의 대통령이 아니라 소통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는 성육신적 기독교 신앙과도 상통한다. 소통하려는 이가 누구인지 살피면 좋겠다”고 했다.

월간 ‘교회성장’을 발행하는 김영석 교회성장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에스더처럼 먼저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주관해 주실 것”이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귀히 여기는지와 후보자의 정책을 기준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그래도 소망이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